고전하던 GM, 리튬 망간 배터리로 ‘전기차 승부수’

LMR 기반 전기차 2028년 출시 목표
고성능·저가 ‘절충형’ 배터리
“LG엔솔 의존도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전기차(EV) 사업에서 고전해 온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배터리 신기술을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GM이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를 탑재한 첫 전기차를 2028년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MR 배터리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고가의 하이니켈 배터리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노린 ‘절충형’ 기술로 평가된다.

GM은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하이니켈 배터리 대신 LMR 배터리를 도입해 전기차 생산 비용을 낮추려 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 비용 감축은 미국 완성차 업계가 저가의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꼭 풀어야 할 과제다.

GM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는 커트 켈티 부사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LMR 사업이 실패하면 나도 끝장”이라며 “그러나 이런 리스크를 피한다면 우리는 낡고 경쟁력 없는 제품만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되며, 이는 내가 이 회사에서 해야 할 과업이 아니다”고 했다.

테슬라와 파나소닉에서 일했던 켈티 부사장은 2024년 GM 배터리 개발 사업의 수장으로 영입됐다.

LMR 배터리 상용화에는 난관이 있다. 여러 차례 충전 뒤 배터리의 용량이 줄어드는 ‘전압 강하’(voltage fading) 현상이 최대 문제점으로 꼽힌다. 켈티 부사장은 구체적인 기술 배경을 밝힐 수는 없지만 GM 개발진이 이 전압 강화 현상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FT는 GM이 켈티 부사장의 주도 아래 오랜 배터리 공급사였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배터리 공급망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짚었다.

GM은 배터리의 폼팩터(형태)도 다양화해 ‘각형’(직육면체·Prismatic) 배터리를 도입해 차량 내 배터리를 적재하는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GM의 미국 경쟁사인 포드도 LMR 배터리 차량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포드의 LMR 모델은 2029년 말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켈티 부사장은 “우리는 LMR 기술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며 관련 전기차를 선보이는 2028년에는 시장을 압도하고 기록적 판매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LMR 배터리의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서구권 완성차 업계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며 복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현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 생산 단가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전기차 양산 비용을 낮춰놓은 상태다.

켈티 부사장은 2028년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이후에도 비용을 더 낮추기 위해 또 다른 큰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수요 정체 등의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포드는 작년 12월 195억달러(약 28조4000억원)의 비용을 감수하며 전기차 사업을 대폭 축소했고, GM도 지난 달 전기차 전환의 지체로 60억달러(약 87조4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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