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깎고 광고비 떠넘겨…쿠팡 ‘갑질’에 과징금 21억8500만원

이익률 목표 미달 시 납품가 인하·발주 축소 압박
광고비·체험단 수수료 등 납품업체에 부담 전가
대금 최대 233일 지연 지급 및 지연이자 미지급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쇼핑시장 1위 사업자인 쿠팡의 납품업체 거래 관행을 위법으로 판단하고 약 2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쿠팡은 자체 이익률 목표를 맞추기 위해 납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고 광고비·체험단 수수료 등을 부담하도록 한 데 이어, 상품대금을 법정기한 이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를 주지 않았고 소비자 체험단에 제공되지 않은 상품 비용도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 본사의 모습 [연합]


공정위는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21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납품업체와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 목표치를 정한 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경쟁 온라인몰과의 최저가 경쟁으로 판매가격이 내려가 이익률이 떨어질 경우 납품업체에 가격 인하 협의를 요구했으며, 협의에 소극적인 업체에는 발주 중단이나 축소 가능성을 암시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당초 유통업자가 부담해야 할 가격 하락 위험을 납품업체에 전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쿠팡은 또 매출총이익률(GM) 목표를 설정한 뒤 목표에 미달하면 광고비, 쿠팡체험단 프로그램 수수료, 프리미엄 데이터 이용료 등을 납품업체가 부담하도록 요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해당 비용이 판매 촉진 목적이라기보다 이익률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대금 정산 문제도 확인됐다. 쿠팡은 2021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만5715개 납품업체와의 직매입 거래 50만8752건에서 상품대금 약 2809억원을 법정 지급기한인 상품 수령 후 60일을 넘겨 최소 1일에서 최대 233일까지 늦게 지급했다. 연 15.5%의 지연이자 약 8억5300만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쿠팡체험단 프로그램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소비자가 실제 체험에 참여하지 않아 상품이 사용되지 않았는데도 쿠팡은 납품업체가 부담한 상품 비용 약 5억3600만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음에도 비용을 돌려주지 않은 것은 납품업체에 불이익을 준 행위라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미지급 지연이자와 체험단 미반환 비용을 납품업체에 지급·반환하도록 명령해 피해 구제 조치도 병행했다.

공정위는 “직매입 거래는 유통업자가 상품 소유권과 판매가격 결정권을 갖는 대신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과 재고 위험을 부담하는 구조인데, 쿠팡이 최저가 매칭으로 발생한 마진 감소 위험을 납품단가 인하나 광고비 요구 등을 통해 납품업자에게 전가했다”며 “이는 직매입 거래의 본질을 훼손한 위법 행위”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1년 직매입 상품대금 법정 지급기한 규정 도입 이후 이를 위반해 제재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법정 지급기한의 기점인 ‘상품수령일’을 ‘상품 인도일’로 명확히 하고 대금 지급 지연을 막기 위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비용과 위험을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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