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과도한 시장격리·재배면적 감축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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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초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쌀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서민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의 쌀 소비량 전망이 어긋나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쌀 10㎏ 평균 소매가격은 3만6214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1% 올랐다. 평년보다는 25.8% 상승했다. 20㎏ 기준 소매가격은 6만2951원으로 13.7%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는 16.5% 상승한 것이다.
쌀 산지가격은 작년이나 평년보다 거의 20% 올랐다. 지난 18일 기준 쌀 산지가격은 20㎏당 5만7716원으로 작년보다 19.7% 높으며 평년 대비로는 19.4% 상승했다.
쌀 가격은 작년 9월 6만원선을 뚫은 이후 7개월째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6만30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쌀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17.7% 상승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2.0%)의 약 9배에 이르는 수치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쌀(20㎏ 기준) 소매가격 6만원은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느끼는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설명하면서 쌀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장관은 쌀값이 수확기 이후 내려갈 것이라고 여러 차례 전망했지만, 오히려 오르고 있다.
농식품부는 쌀값 강세가 장기화하자 지난달 말 정부양곡 15만톤을 단계적으로 공급한다는 카드도 꺼냈다. 하지만 아직 쌀값은 거의 움직임이 없다. 농식품부는 정부양곡 공급이 산지 쌀값과 소매가격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대책에 시간이 걸리는 사이 쌀값은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배달앱에서는 공깃밥 가격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린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식당은 공깃밥 가격표에 2000원을 써 붙이기도 했다.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쌀로 만드는 떡은 지난달 가격이 1년 전보다 5.1%나 상승했다. 이는 밀가루를 사용하는 빵 가격 상승률(1.7%)의 세 배 수준이다. 떡 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 2.7%에서 9개월 연속 높아졌다. 지난달 삼각김밥은 3.6% 상승했다. 비빔밥과 된장찌개백반, 김치찌개 백반 등도 3% 중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민들은 정부 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최근 성명에서 ‘정부양곡 반납 연기 철회’ 등을 요구하며 송 장관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 쌀 과잉 물량이 많을 것으로 추산해 쌀 10만톤을 시장 격리하기로 했다가 공급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다시 예상되자 올해 초 계획을 뒤집었다. 4만5000톤 용도를 가공용으로 제한해 밥쌀 시장에서 격리하고 정부가 산지 유통업체에 대여 방식으로 공급한 5만5000톤의 반납 시기를 1년 늦췄다.
수확기 벼 매입물량이 감소한 데다 농식품부의 쌀 소비량 전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떡, 즉석밥 등 가공용 쌀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올해 가공용 수요량은 전망보다 약 4만톤 증가했다.
벼 재배면적 감축 조치도 쌀값 상승을 초래한 요인으로 지목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2024년 벼 재배 면적 감축 방침을 발표하고 지난해 8만㏊ 감축 계획을 추진해 농업인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농식품부는 올해도 벼 재배 면적 9만㏊를 감축할 계획이다.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민간위원장인 김관수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한꺼번에 재배면적을 많이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쌀이 남는다고 확 줄이다 보면 언젠가 일본처럼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쌀이 부족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