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바누아투 총리 접견 중 발언…외교문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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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총 144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외국 인사에게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론 보도에 대한 유감을 토로한 사실이 30년 만에 확인됐다.
외교부는 31일 생산된 지 30년이 지나 비밀해제 된 외교문서 총 2621권(약 37만 쪽) 분량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외교문서 중엔 1995년 삼풍 참사 다음날인 6월 30일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한국을 찾은 바누아투의 막심 칼롯 코르만 총리가 청와대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문서도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이 코르만 총리의 삼풍사고 위로 서한에 사의를 표하고는 “사건이 없는 것이 제일 좋지만, 공업화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며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사실이 확인된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경제가 발전된 중요한 나라치고 사건이 없는 나라가 없고, 경제가 발전되다 보면 사건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100% 완전한 나라는 없다”며 “미국에서도 사건이 많이 나고 있으며 일본도 심각할 정도로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바, 예외 없는 나라가 없다”고 했다.
참사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코르만 총리에게 “우리나라는 언론의 자유가 지나치게 보장돼 있고 민주주의가 발달돼 있어 언론들이 너무 많이 과장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언론들은 일단 (사건이) 발생했다 하면 엄청나게 과장 보도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경제 성장 경험을 배우고 싶다며 한국을 공식 방문한 바누아투 총리를 만난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가의 이미지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부득이 사건의 중대성을 일부러 축소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는 사망자 502명, 부상자 937명을 내 대한민국 정부 출범 후 단일사고로는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한편 같은날 비밀 해제된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접견요록’에 따르면 김 대통령은 참사 약 한 달 뒤인 같은 해 7월25일 미국에서 만난 워런 크리스토퍼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삼풍 사고 희생자에게 조의를 표하자 “우리는 유교적 풍속 때문인지,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모두 대통령 책임인 것으로 돌리는 잘못된 관습이 있는데, 최근 이러한 경향이 변하는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