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속 동결 기조 이어가
유가·환율 급등…인플레 우려 ↑
부동산 불안…경제성장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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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헤럴드경제=김벼리·유혜림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를 7회 연속 2.5%로 동결했다.
최근 중동사태 여파로 물가와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경제성장 경로도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기준금리 인상을 감내할 만큼 낙관적이지도 않다.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도 충돌할 우려도 있다.
한은 금통위는 10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수준을 현재의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7·8·10·11월과 올해 1·2월에 이어 7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오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이 총재가 마지막 금통위를 주재하면서 회의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이 총재는 그간 공식 석상에서 이른바 ‘한은 넥타이’를 즐겨 착용해왔는데, 이날은 황금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통상 한은 총재의 넥타이 색깔은 금리 방향에 대한 ‘시그널’로 해석되는 만큼, 이른바 금통위 패션 역시 시장의 관심사로 꼽힌다. 이날 회의에는 신성환·장용성 금통위원도 각각 푸른색과 분홍색 한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이 총재는 회의실에 들어서며 취재진을 향해 “마지막인데 선물 안 갖고 와서 섭섭하다”고 웃으며 말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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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번 동결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것은 ‘중동사태’로 커진 불확실성이었다. 지난달 말 미국·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을 시작으로 발발한 중동 전쟁이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최근 2주간 휴전으로 유가와 환율이 다소 안정되긴 했지만, 향후 협상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오를 우려가 있다. 고유가와 고환율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 최고가격제’ 등이 상방 압력을 억제하면서 전년 대비 2.2% 수준으로 비교적 오름폭이 적었지만,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낮출 경우 자칫 환율 상승세와 인플레이션 흐름에 불을 붙이는 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정부의 잇단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는 점도 동결 결정의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낮췄다가는 ‘영끌’ 수요를 부추기며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당장 기준금리를 높일 만큼 경제 성장 경로가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 정책과도 충돌할 우려가 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중동사태에 따른 물가 상승 흐름이 본격화하면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연말까지 3회(0.25%포인트 인상 기준)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