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 “올해 韓성장률 1.9%로 0.2%P 상향”

중동갈등 한달 내 안정 시나리오 전제
반도체 수출호조·정부 투자확대 영향
추경효과 미반영, 물가상승률 2.3% 전망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한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모두 1.9%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보다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정책 효과를 반영한 결과지만, 중동 갈등과 미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1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ADB는 이날 발표한 ‘2026년 4월 아시아 경제전망(ADO)’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1.7%) 대비 0.2%포인트 상향된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 역시 1.9%로 제시됐다.

ADB는 상향 조정 배경으로 반도체 산업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 금리 인하 지연 속 점진적인 소비 회복, 반도체·국방·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정부 지출 확대 기대 등을 꼽았다.

다만 중동 지역 갈등,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리스크와 함께 인공지능(AI) 수요 불확실성, 반도체 업황 변동 가능성은 하방 요인으로 지적했다.

ADB는 이번 전망은 중동 갈등이 1개월 이내 조기 안정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했으며, 추가경정예산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제 경제성장률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발생한 지 이미 한 달이 지나 전망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추경 효과 역시 아직 포함되지 않은 만큼 다음 전망에서 관련 내용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내렸고,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1.9%로 유지한 바 있다.

물가 전망은 상향됐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기존 대비 0.2%포인트 높아졌으며, 내년은 2.0%로 전망됐다.

중동 갈등에 따른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원화 약세, 전자제품 가격 상승 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정부의 유류세 인하와 연료 가격 상한제 등 물가 안정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상승세는 급격히 확대되기보다는 일정 부분 억제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은 5.1%로 기존 전망보다 0.5%포인트 상향됐다. 견조한 내수와 안정적인 노동시장, 공공 인프라 지출 확대, 완화적인 국가 정책 등이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역시 5.1% 성장이 예상됐다.

이 지역 물가상승률은 올해 3.6%, 내년 3.4%로 전망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동남아 내수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중동 갈등이 올해 3분기까지 지속될 경우 아시아·태평양 개도국의 올해 성장률은 4.7%, 내년 성장률은 4.8%로 각각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올해 5.6%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ADB는 경고했다.

한편, ADB는 이번 전망부터 국가 분류 체계를 개편해 한국을 싱가포르, 홍콩, 대만과 함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 아시아·태평양 국가로 재분류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와 유사한 국가 분류 체계를 도입해 지역별 분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전망은 기존의 국가별 세부 분석보다 보다 글로벌한 맥락에서 이뤄질 전망이라고 재경부는 설명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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