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창민 감독 구급일지에는 “아들이 때렸다”…가해자가 덮어씌웠나

故김창민 감독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고(故) 김창민 감독 폭행 사망 사건에서 119 구급 활동 일지에 “아들이 아버지를 폭행했다”는 경찰 전언이 기록된 사실이 확인됐다.

2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구리소방서 교문119안전센터의 지난해 10월 20일 구급 활동 일지에는 “(경찰 말에 의하면) 아들과 다툼 중에 아들이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고 함”이라고 작성됐다. 이어 “양쪽 눈 부종, 멍 보이며 좌측 귀 출혈 보임. 구급차 내에서 수차례 구토함. 이후에 의식이 쳐지면서 통증에 반응함”이라고 적혔다.

당시 현장에 있던 김 감독의 아들 김 모(21)씨는 중증 발달장애가 있다. 유족은 아들이 식당에 동석했을 뿐인데 이러한 기록이 남은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급 활동 일지는 현장 출동 구급대원이 작성한다. 범죄 관련성이 있는 경우 현장 경찰관이 파악한 내용을 전언 형식으로 기록하는 게 통상적이다. 가해자들이 발달장애 아들에게 범행을 덮어씌우려 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지점이다.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경찰에게 들은 이야기를 일지에 기록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을 진행 중인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진행 중인 감찰에 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

사건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김 감독이 발달장애 아들과 식사하러 갔다가 소란스러운 일행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다가 시비가 됐다. 한 남성이 뒤에서 목을 졸라 쓰러뜨렸고 또 다른 남성이 길바닥으로 끌고 가 폭행했다. 김 감독은 뇌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지난해 11월 7일 세상을 떠났다. 그러면서도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

핵심 피의자 이 모 씨는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사건 이후 음반을 발매하고 활동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유족의 공분을 샀다.

이 씨는 이달 중순 자신이 출연한 영상의 유튜브 채널 운영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가 나흘 만에 취하했다. 이 씨는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출연에서 “김 감독님과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이 사건은 정부의 먹잇감이 된 케이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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