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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사모펀드 등 기관이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의 부실 위험이 커져 균열 조짐이 확대되면서, 그 여파가 중소기업의 금융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주요 사모대출 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 증가에 대응해 유동성 관리에 나섰다. 일부 운용사는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 유출에 대응했고, 특정 펀드는 환매 한도를 설정하는 등 방어 조치를 취했다고 경제매체 LA비즈니스퍼스트가 전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권에서는 향후 부실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투자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직접대출 부문의 디폴트율이 8%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과거 평균 디폴트율이 2~2.5%였다는 데 비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이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 가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꼽혀 주목된다.
사모대출 시장의 변화는 소규모 자영업자보다는 일정 규모 이상의 중소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나 사채 등 개인 대출에 의존하는 스몰비즈니스와 달리 은행이나 사모자본을 활용하는 중견급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대출 접근성 악화를 동시에 겪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사모대출 시장이 과거보다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부실 위험 증가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들어 은행권은 창업 단계의 기업이나 담보가 부족한 사업자에 대해 대출에서 보수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사모대출이 그 대체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대출조건은 이전보다 더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지표에서도 사모대출 부문의 신용 경색 조짐이 확인된다.
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사모대출 포트폴리오 디폴트율은 9.2%로 상승했으며, 특히 이자 법인세 등을 상각하기 전 영업이익(EBITDA)이 2,500만 달러 이하 기업의 디폴트율은 15.8%로 대기업 대비 현저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 조사에서는 기업 대출 전반에서 심사 기준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AI 노출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대출 승인 가능성이 낮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금리 측면에서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사모대출 시장에서 기준금리 대비 가산금리(spread)가 상승하며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흐름이다. 올 1분기 조사에서는 일정 규모 기업의 대출 금리가 기존 예상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모대출 시장은 직접 대출 주체가 아니더라도 전체 금융시장 유동성과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자본 비용 상승은 결국 중소기업 차입 비용으로 전가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인사는 현재 시장을 “열려 있지만 더 선별적이고 덜 관대한 환경”으로 평가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재무 투명성을 갖춘 기업만이 자금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 중소기업청(SBA)은 제조업 등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금융 지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국제무역대출(ITL) 프로그램을 통해 제조업체에 대한 보증 비율을 기존보다 높이고, 대상 산업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식품·농업 관련 기업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 데 이어, 중소기업 투자 프로그램(SBIC)도 확대 운영되고 있다. 2025년 해당 프로그램의 총 자금 규모는 53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체 대상 운전자금 대출 프로그램과 대출 수수료 면제 정책도 시행되며 금융 부담 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부 대출은 보증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초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대출 접근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사모대출 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강화 → 대출 기준 강화 → 자금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낙수 효과(trickle-down effect)’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은 향후 자금 조달 전략을 보다 보수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황덕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