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외국인 학부’ 만든다 [H-EXCLUSIVE]

평의원회, 글로벌인재학부 신설안 의결



서울대의 외국인 대상 학부 신설이 학내 마지막 관문을 넘으면서 신입생 선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후속 절차를 거쳐 내년 가을학기부터 외국인 신입생들이 서울대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2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서울대 평의원회는 학부대학 글로벌인재학부 모집단위 신설안에 대한 찬반 투표안 심의·의결에서 원안대로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 계획이 대학 내부 의사결정의 최종 단계를 넘어서면서 2027년 9월부터 학기가 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인재학부는 학부대학 소속으로 운영된다. 학부대학은 입학 시점에서 전공을 정하지 않고 기초 교육을 공통으로 먼저 거친 뒤 학생이 전공을 선택하는 구조다. 유홍림 총장이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선발은 정원 외로 이뤄지며 신입생 모집 인원은 36명 규모로 예상된다. 내국인 학생 정원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외국인 인재를 유치해 서울대의 국제적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평의원회 통과로 학부 신설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향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심의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최종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추후 교육과정 등 구체적인 후속 계획 수립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학생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돼 왔다. 2026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글로벌인재학부 설립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운영 중이다. TF는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전체 학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학부 신설이 교육 여건과 복지 전반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TF는 이 같은 설문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학생들의 의견을 담은 공식 의견서를 대학 본부에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새로운 학생 유입에 대비해 교내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우려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학부 신설은 서울대의 국제화 전략 강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대는 지난 1월 기존 국제협력본부를 확대·개편한 국제처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교육·연구·공헌·행정 전반을 아우르는 국제화 추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제화는 부가적인 사업이 아니라 대학 교육과 연구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서울대의 수월성과 글로벌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전체를 연결하는 고등교육과 연구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간 서울대는 외국인 학생 유치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다. 대학 알리미 공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외국인 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383명이다. 연세대(4740명), 고려대(4471명) 등 주요 대학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서울대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국제화 지표와 관련해 지적을 받았다.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 (Quacquarelli Symonds) 세계대학평가 순위는 2023년 29위에서 올해 38위로 떨어졌다. 유학생 비율과 다양성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서울대 뿐 아니라 주요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 대응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에 나서는 추세다. 행정안전부 인구 통계에 따르면 초중고 학령인구(6~18세)는 2015년 약 689만3000명에서 2025년 약 560만5000명으로 감소했다. 10년 사이 19% 줄었다. 반면 법무부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최근 32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5만여명에 그쳤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늘어났다.

서울대 관계자는 “글로벌인재학부는 2027년 3월 신설 및 9월 학기 시작 예정”이라며 “커리큘럼 구성 등 구체적인 설립 및 운영 방안 등을 마련하고 관련 규정 등을 정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새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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