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주영 창업 회장 철학 정신 언급
“급변하는 중국시장에 지능화로 대응”
“스마트 드라이빙, 레벨3까지 나갈 것”
아이오닉 V ‘주행거리 연장’ 내년 공개
![]() |
|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자동차 미디어 간담회 현장. 이상엽(왼쪽부터)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동사장, 리펑강 베이징현대 총경리. [현대차 제공] |
“중국 시장에서 우리는 겸손을 배웠습니다. 시장 환경이 많이 달라졌지만, 도전을 받아들이고 도약하는 고(故) 정주영 창업 회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서 다시 도전을 이어갈 것입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차이나 2026)’ 기간에 맞춰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중심 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베이징현대 아이오닉 중국 출시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과거 현지 시장에서의 부진을 씻고,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 발맞춰 친환경차(NEV) 전환과 자율주행 등 ‘차량의 지능화(스마트화)’를 통해 현지화에 연착륙하겠다는 구상이다.
무뇨스 사장은 “전 세계적인 전동화 전환 기조 속에 시장 포지셔닝을 잘할 기회가 됐다고 생각해 중국 시장 전략을 개편하게 됐다”며 “아이오닉 V 등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기반으로 한 현지화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앞으로도 지속해서 이런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지능형·친환경車로 中서 단계적 성장 이뤄낼 것”=현대차는 이날 공개한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중국 현지화 모델 아이오닉 V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권토중래를 노린다. 아이오닉 V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과 협업한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주행거리는 600㎞ 수준이다. 중국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 모멘타와 협업한 레벨2+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10년 전인 2016년 당시 두 자릿수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GM)과 ‘빅 3’로 불렸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이후 사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브랜드로서 ‘제2의 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상황이 너무 좋을 때는 안주하고, 스스로를 과신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현대차는 중국에서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고, 과거와는 조금 달라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 50만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하며 “과거의 성과에 비하면 작아보일 수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현지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모든 브랜드에 동일하게 적용되던 취득세 면제 혜택을 10%에서 5%로 줄였고, 신흥 육성 산업에 전체 NEV 대신 ‘지능형 커넥티드 NEV’만을 포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에 관해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BHMC) 동사장은 “이제 중국 소비자는 전기차에 단순히 끌리지 않는다”며 “전동화는 기본이고 더 중요한 것은 ‘지능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소비자들은 스마트 캐빈, 스마트 드라이빙에 관심이 많다”며 “이것이 우리가 아이오닉 V를 발표한 이유이고, 향후 자율주행 레벨3까지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현지화 전략 성공 키워드로 중국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꼽았다.
허재호 현대차 중국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아이오닉 V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높은 기술력, 실도로 데이터 등을 보유하고 있는 모멘타와 본격적인 협업을 시작했다”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는 모멘타와 협업해 자율주행 레벨 2+ 기능을 확보했고, 향후 중국 아이오닉 라인업에는 자율주행 레벨 2++ 까지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EREV·SDV 등 선택지 확대…“아이오닉 V 수출도 검토”=현대차는 오는 6월 아이오닉 V를 현지 시장에 출시하고, 내년까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EREV는 배터리가 부족할 때 내연기관(엔진)이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여 전기를 생산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평균 주행거리가 긴 중국 등에서 활용도가 높은 차종이다.
현대차는 중국 1호 EREV 모델에 관해 “아직 제품명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만큼 사실상 ‘아이오닉 V’의 이름을 붙이고, 현지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20종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EREV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2028년 풀스택(Full-Stack)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도 출시한다.
무뇨스 사장은 “북미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관세 부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중동전쟁 등에도 하이브리드 판매가 61%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 고객에게도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에서 행성 컨셉으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비너스 콘셉트’와 ‘비너스 어스’는 중국 특화 모델로 올해 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뇨스 사장은 아이오닉 V의 수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베이징현대가 목표로 하는 2030년 50만대 판매에는 중국 내수와 수출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무뇨스 사장은 “호주에서 베이징현대가 생산한 ‘일렉시오’를 출시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며 “중국 OEM이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호주, 동남아 순으로 출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을 통해 글로벌 차원의 리스크를 헷징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2030년 50만대 판매는 합리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숫자”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제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