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대북정보·망사용료…韓美 커지는 불협화음

외교부, 美의원들 항의서한 답신 고심
李대통령 “주권국가, 당당한 자세로”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54명이 ‘한국 정부가 쿠팡에 차별적 대우를 하고 있다’는 항의 서한을 보내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96명은 ‘사법주권 침해’라며 주한 미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자세’를 강조한 가운데, 대북정보 누설과 망사용료 논란까지 겹치며 한미간 불협화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9일 미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항의서한에 대한 답신과 관련 “서한(답신)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본 입장에 초점을 둘지, (관련 사안에) 세세한 반박을 담을지는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안이 양국간 갈등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맞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정부가 신중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전날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미 정치권의 쿠팡 관련 압박과 관련해 “주한 미국대사관을 찾아가 상세하게 (쿠팡에 대해) 차별적이지 않았다는 부분을 충분히 설명했다”면서도 “(미측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이 아닌가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상식과 원칙에 따라 당면한 현안을 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전통적 우방’과 협력과 관련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자세로 우방들과 진정한 우정을 쌓는 외교에 주력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미 정부가 한국의 네트워크 사용료(망 사용료) 정책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한 데 대해서도 “미국 기업이 망 사용료, 플랫폼 규제 등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작년 11월 한미 정상 공동 팩트시트에 명시된 디지털 비차별 약속은 변함없으며 성실히 이행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한미 간 풀어야 할 과제도 여전하다. 우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 이후 미국이 한 달째 일부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호·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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