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안갯 속 부산시장 선거…“인자 안찍습니더” “한번 더 해야지예”[6·3 지선 현장]

전재수·박형준 지지율 격차 줄어
“현 시장 계속해야”VS“여당 시장이 돼야 변화”
일자리와 체감 경기가 지선 핵심 이슈
두 후보, 경제성과 두고 공방 격화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18일 오전 파크골프대회가 열리는 부산강서구 대저생태공원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병국 기자.

[헤럴드경제(부산)=박병국 기자] 보름 앞으로 다가온 부산 시장 선거 판이 안개속이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며 결과를 예단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부산 민심은 “안정적인 시정을 위해 현 시장이 계속해야 된다”는 의견과 “여당 시장이 돼야 부산에 더 기회가 생긴다”는 목소리가 공존한다. 자영업자와 젊은층 사이에서는 일자리와 체감 경기가 핵심 이슈다.

파크골프 대회가 열린 지난 18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6·3 지방 선거 후보자들이 자치구별 로 차려진 부스를 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참가 선수만 1700명이 넘는 대규모 행사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비롯, 여야 시의원, 구청장 후보가 행사장을 찾았다. 후보들이 빠져나가자 각 부스에서는 자연스럽게 6·3 지방선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해운대구에서 온 황모(74) 씨는 “박 시장이 무난하이(무난히) 시정을 이끌어왔다 아입니까. 이번에도 한번더 기회를 주야지예”라고 말했다. 동래구 사직동에서 온 이모(71) 씨도 “박 후보가 한번 더 하는게 맞지 않겠습니꺼. 새 사람이 오면 싹 다 뒤집겠지예. 시민들 입장에서는 혼란만 생기고예. 하던 사람이 하는게 맞습니더”라고 말했다. 12·3 계엄이 이번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이 씨는 “계엄은 (윤석열 전 대통령) 한 사람의 잘못이지 지방선거와 연결지으면 안되지예”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시장 교체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금정구 구서동에서 온 윤모(여·73) 씨는 “그래도 전재수 후보가 되면, 대통령이랑 같은 당이니까 지원같은거 더 받지 않겠어예?”라며 “저는 쫌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봅니더”라고 말했다.

아직 후보를 고르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있다. 행사 운영진인 30대 남성은 “아직 모르겠습니더”라며 “당을 떠나서 부산에 실제 도움이 되는 사람을 찍을낍니더”라고 말했다. 사상에서 왔다는 박순철(77) 씨 역시 “아직 우찌해야(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십니더”라며 “학실한건(확실한건), 국힘이라고 다 찍어주는거는 아입니더. 잘해야 찍어줄낍니더”라고 말했다.

부산 진구 서면에 있는 박형준 국민의힘 시장 후보 선거 사무실. 박병국 기자.

서면, 남포동, 자갈치에서 확인한 민심도 비슷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는 ‘침체된 경기’ 해결이 가장 중요했다.

부신 진구 서면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모(52) 씨는 “삼성에서 퇴사하고 12년동안 사업했는데 요즘처럼 힘들긴 처음입니더”라며 “원래 국민의힘 지지잔데예, 인자는 안 찍을랍니더”라고 말했다. 이어 “서면에 사람이 안다닙니더. 박 후보가 특별히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데에. 부산에 진짜 변화가 필요하지 않겠어예”라고 말했다. 서면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31) 씨는 “젊은 사람들 일자리가 하나도 없어예”라며 “다른 지역은 부산보다 공장도 많고 월급도 부산보다 많이 줍니더, 부산은 이제 그냥 관광도시화 됐다고 봐야지예”라고 말했다.

부산 중구 자갈치 시장에서 만난 전복 등을 파는 임을란(61) 씨는 “먹고살기 바빠 선거에는 관심도 없습니더”라며 “여기 오는 외국인들 때문에 겨우 먹고 살아예. 사람들 돈벌면 주식하기 바쁘지, 시장 안와예”라고 말했다. 건어물을 파는 김모(68) 씨는 “박형준 후보 5년 동안 한게 기억이 안납니더”라며 “시장 뒷쪽에 현대화 사업 하는데 여기 왔다는 얘기 못들었어에, 우리 상인들 일에 큰 관심이 없는것 같습니더”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상인 김모(60) 씨는 지난 5년간 박 후보의 시정에 대해 “낙젭니더, 낙제!”라며 맞장구를 쳤다. 그는 “부산이 제2의 도시 아이었습니꺼. 근데 인천한테 역전당한다메요? 사람들이 부산 밖에 안나가도록 해야 됩니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 정모(여·75) 씨는 “경기가 안좋다고 해도, 바꾼다고 갑자기 좋아지겠어예? 그래도 하던 사람이 하던거 계속해야지예”라고 말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해양수도완성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했다. 박병국 기자.

시민들의 체감 경기가 오는 선거에서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난큼 경제 성과를 둘러싼 후보 들의 공방은 격화 되고 있다. 전 후보 측은 “부산 경제가 구조적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며 산업 재편과 성장 전략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부산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며 현 시정 성과론으로 맞서고 있다. 전 후보 측은 지난 17일 보도자 자료를 내고 “지난 5년간 부산 경제지표가 일관되게 위기를 경고하고 있는데도 치적 홍보에 급급한 아전인수격 해석에만 몰두하며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후보 측dp Ekfmaus 2025년 부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3708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위 수준에 머물고, 제조업 생산액과 부가가치는 각각 51조원과 17조원으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 후보는 이날 부산진구 캠프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길을 잃고 방황한 5년’이었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박형준 시장이 노력한 점은 인정하지만,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며 “지금 부산은 도시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산의 침체를 극복하려면 성장 전략과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 측은 전 후보 측이 불리한 지표만 부각해 위기론을 확대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조선기자재 산업 회복과 르노코리아 이탈 방어, 분산에너지특구 지정 등의 성과를 의도적으로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대저 생태공원에서 기자와 만난 박 후보는 “숲을 봐야지 나무만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GRDP만 가지고 부산 경제를 평가하는 건 맞지 않는다”며“부산의 일자리 증가율이 전국 1위로 올랐고 상용 근로자가 100만이 넘어섰다. 기업 투자 유치도 2020년에 비해 28배늘었다. 관광객도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산 진구 서면에 있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선거 사무실. 박병국 기자.

선거가 다가올 수록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실제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16~17일 부산 유권자 800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3.5% 포인트, 응답률 18.3%)에 따르면 전재수 후보는 44%, 박형준 후보는 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6%포인트였다. 직전 조사에서 16%포인트였던 격차가 절반 이하로 좁혀졌다. 전 후보는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것에 대해선 “선거가 다가오면 지지층이 결집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중요한 건 결국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치 효능감이다. 부산이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지난 18일 찾은 부산 자갈치 시장.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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