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본사 수리” 믿었던 고객 속인 디올, 경찰 고소·공정위 신고 동시 직면

A씨가 디올 매장에서 700여만원에 구매한 가방 [연합]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디올이 한정판 가방 수리를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진행하겠다고 안내한 뒤 실제로는 국내 사설 수선업체에 위탁한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고객은 재물손괴와 사기 혐의로 디올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신고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법무법인 평정은 고객 A 씨의 의뢰를 받아 크리스챤 디올 꾸뛰르 코리아 대표, 서울 강남의 백화점 디올 매장 관계자, 국내 모 수선업체 관계자 등을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A 씨는 2016년 부산 해운대의 한 백화점 디올 매장에서 가을·겨울 시즌 런웨이 쇼라인 가방을 약 700만원에 구매했다. 당시 매장 직원은 국내에 단 한 점밖에 없는 한정판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8년여간 가방을 사용하다 비즈 장식 2~3개가 떨어지자 2024년 12월 서울 강남 백화점 내 디올 매장에 수리를 의뢰했다. 매장 측은 “희귀 제품이라 비즈 여유분이 프랑스 본사에만 있어 파리로 보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수리를 맡긴 가방은 1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A 씨가 올해 2월 24일 항의하자 직원은 “파리에서 제품이 곧 들어온다”고 답했고, 다음 날 갑자기 수리가 완료됐다는 연락이 왔다.

진실은 SNS를 통해 드러났다. 국내 수선업체가 3월 16일 올린 ‘디올 레이디백 떨어진 장식 수선’이라는 제목의 영상에 A 씨 가방과 동일한 디자인의 제품에 비즈를 붙이는 작업 장면이 담겨 있었다. A 씨는 디올 고객센터와 매장 측에 여러 차례 확인한 끝에 가방이 국내 사설업체에서 수리됐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A 씨는 JTBC ‘사건반장’에서 “직원이 처음엔 ‘파리 본사 수리가 맞다’고 했지만, 거듭된 문의 끝에 ‘프랑스 본사에서 비즈를 받아 국내 업체에서 수선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명품 브랜드가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SNS 영상을 보면 원래 가방에 붙어 있던 비즈를 떼어 보이지 않는 부분에 옮겨붙이는 임의 수리를 한 장면도 나온다”며 “이제는 진품인지 가품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A 씨 측은 작업지시서나 국제 배송 송장 등 본사 수리를 입증할 자료를 요구했으나 매장 측은 어떤 서류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정은 A 씨의 의뢰로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디올을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신고했다.

디올의 A/S 약관에 따르면 수리 전 전문가 검수와 결함 여부 확인, 보증 범위 포함 여부, 수리 가능 여부, 예산 및 기간 등을 고객에게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표시광고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디올에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디올 측은 환불안과 함께 프랑스 본사로 보내 재수리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정 관계자는 “경찰 고소, 공정위 신고 외에 디올의 프랑스 파리 본사에 내용증명을 보내 이번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는 등 후속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 씨 측은 수리 기간이었던 1년 2개월간 가방이 어디서 어떻게 보관됐는지 경찰 수사를 통해 파악하고, 추가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고소를 이어갈 방침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