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영업 공인중개사들 “위법인 줄 몰랐다”
당국 “목적 외 이용…개인정보보호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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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한 적이 없는 부동산에서 자택 주소로 발송한 광고물. [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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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등기부 등본에 적힌 개인정보를 공인중개사들이 영업 광고에 악용한다는 민원에 대해 당국이 위법 판단을 내놓아 주목된다. 일선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등기부 등본 열람을 통한 마케팅 행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0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답변서를 보면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공적장부(토지대장·등기부 등)를 공시 목적과 달리 영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19조 ‘목적 외 이용’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토부는 “공적장부는 부동산 공시제도와 거래 안전을 위해 열람이 허용되는 것”이라며 “같은 법 제 7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누구나 700원만 내면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접속해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 등본)’을 열람할 수 있다. 등기부 등본에 나타난 개인정보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주소 등이다. 이를 일부 부동산 중개업소가 광고 발송에 활용하는 행태가 지적되자 국토부가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이를 관행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해 온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은 ‘위법한지 몰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서울 중구 한 중개법인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단지의 경우 등기부 주소로 DM(광고 우편) 영업이 많이 이뤄지는 편”이라며 “인근 신축 단지에 지난해 두 차례 정도 광고 우편물을 보냈다”고 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영업 중인 공인중개사도 “연락할 방법이 없어 등기부 주소로 광고물을 보내는 것이 개인정보 문제라고까지는 생각을 못 했다”며 “주변 다른 중개업소들도 다 DM 방식의 광고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중개업소든 개인이든 공적장부를 목적 외에 부당하게 활용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개된 정보라는 점을 악용한 변칙적 영업 행위”라며 “관계성 범죄 등에 이용될 가능성도 다분한 만큼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와 중개업소 관리 등을 담당하는 지자체 관련 부서에서는 현장의 영업 행태를 단속하거나 차단하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 자치구 구청 부동산정보과 관계자는 “중개업소의 부동산 공적장부 광고 활용과 관련한 민원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김 의원실을 통한 헤럴드경제 문의에 “소관 부처(국토부)가 판단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지자체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의 자체 사법 조치에, 개인정보위는 국토부에 대응을 미루는 모양새다. 주무당국인 국토부가 실태 파악과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등기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등기부에 표시되는 개인정보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대법원은 지난 2022년 ‘등기 기록상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안’을 위한 정책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대법원은 등기부 주소에 대한 공시 제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김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을 통해 “현재 부동산 등기사항 증명서(등기부)는 민사소송법상 개인정보 보호조치가 있는 경우 주소 공시를 제한하고 있으며 점차 그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공시 제한 범위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실제로 주소 공시를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등기부 등본 열람 자체는 실제 소유자와 채무 관계 확인 등 거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며 “등기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닌 악용하는 일부의 문제”라고 했다. 김아린·정주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