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긴 꼬리는 어쩌다 ‘참새 꽁지’가 됐을까…중국서 발견된 ‘뜻밖의’ 화석 [후암동 논문 연구소]

새롭게 발견된 ‘정허어니스 부유(Zhengheornis buyu)’ 화석에 1번부터 15번까지의 꼬리뼈가 나란히 배열된 모습이다. 일반 빛(A)에 비해 레이저빛(B)을 비추었을 때 뼈의 윤곽과 마디 구조가 훨씬 또렷하게 형광으로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7호]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참새나 비둘기 같은 오늘날의 새들은 꼬리뼈가 아주 짧다. 대신 그 끝에 부채처럼 깃털을 활짝 펼 수 있는 작은 뼈 뭉치가 붙어 있다.

반면 공룡의 조상님 격인 초기 새들은 도마뱀처럼 긴 꼬리뼈를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긴 꼬리는 언제, 어떻게 지금처럼 짧아졌을까. 답을 알려줄 화석이 중국에서 발견됐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7호에 중중국 과학원 척추동물고생물학·고인류학연구소 왕민 박사, 저우중허 박사와 푸젠성 지질과학연구소 탕젠룽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변화를 알려줄 화석이 없었다


새의 조상은 원래 공룡이었다. 공룡은 대부분 몸통 뒤로 길게 뻗은 뼈로 된 꼬리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새들은 이 긴 꼬리뼈 대신, 짧은 꼬리뼈 여러 개가 끝에서 하나로 합쳐진 작은 뼈 뭉치를 갖고 있다.

이 뼈 뭉치를 학계에서는 ‘미단골(尾端骨·pygostyle)’이라 부른다. 꼬리 깃털을 부채처럼 펴고 접을 수 있게 해주는 부위로, 새가 하늘을 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 변화가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났는지 알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화석 기록을 보면, 긴 꼬리를 가진 원시 새와 이미 짧은 꼬리뼈 뭉치를 가진 새가 거의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함께 발견됐다.

그런데 꼬리뼈 개수는 줄었지만 아직 완전히 하나로 뭉치지는 않은 상태인 ‘중간 단계’ 화석은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꼬리가 짧아지는 변화가 중간 단계 없이 아주 갑작스럽게 일어났을 것이라 추측하기도 했다.

‘정허어니스 부유(Zhengheornis buyu)’ 화석. 수억 년의 세월을 거치며 암석 판(Slab) 위에 흩어진 채 화석화된 뼈들의 위치와 명칭을 정밀하게 분석한 자료.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7호


중국서 발견된 새로운 새 화석


연구팀은 중국 푸젠성 정허현의 한 마을 근처에서 약 1억4800만~1억5000만 년 전 지층에 묻혀 있던 새 화석 한 점을 발굴했다.

몸통과 뒷다리, 날개뼈 대부분이 붙어 있는 상태로 나온 이 화석에는 깃털의 흔적까지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이 새에게 ‘정허어니스 부유(Zhengheornis buyu)’라는 이름을 붙였다.

정허는 화석이 발견된 지역 이름이고, 부유는 옛 중국 고전에 나오는 말로 ‘뜻밖이다’라는 뜻이다. 꼬리와 골반 모양이 예상 밖이었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몸무게는 74~163g 정도로 추정된다. 참새보다 조금 큰 수준이다. 이제까지 발견된 이 시기 새 중에서는 가장 작은 축에 속한다.

(A, B) 꼬리뼈. (C) 왼앞발. (D) 골반. (E, F) 뒷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27호]


이 화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꼬리였다. 꼬리뼈가 15개뿐이었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다른 새들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새의 조상으로 불려 왔던 시조새의 꼬리뼈는 23~24개로 알려진다.

더 흥미로운 건 꼬리 끝부분이다. 정허어니스 부유의 마지막 두 개 꼬리뼈는 모양이 상자처럼 뭉툭하게 바뀌어 있었다. 다른 긴 꼬리 새들의 꼬리뼈가 길쭉한 막대 모양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두 뼈는 서로 붙어서 하나가 되지는 않고 따로따로인 상태였다.

즉 이 화석은 꼬리뼈의 개수가 줄어들고 모양이 짧고 뭉툭하게 바뀌는 변화가 먼저 일어난 뒤, 뼈들이 하나로 합쳐져 미단골이 되는 변화는 나중에 일어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중간 단계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진화는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번 화석을 근거로 새의 꼬리 진화가 몇 개의 유전자 변화로 한순간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친 점진적인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먼저 꼬리뼈 개수가 30개 안팎에서 15개로 줄었다. 그다음 뼈 하나하나의 길이가 짧아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꼬리 끝의 뼈들이 하나로 뭉쳐 미단골이 됐다. 이번에 발견된 정허어니스 부유는 딱 그 중간 시점에 멈춰 있는 화석인 셈이다.

연구팀은 “짧은 꼬리로 가는 변화가 중간 단계 없이 갑자기 일어났을 것이라는 그동안의 가설과 달리, 이번 화석은 그 중간 단계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정허어니스 부유를 포함해 같은 지역에서 나온 여러 초기 새 화석들은, 쥐라기가 끝날 무렵 이미 새들이 몸집과 생김새 면에서 상당히 다양해져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eb5202

논문 정보 : Min Wang et al. ,Jurassic avialan reveals stepwise evolution of bony tail in birds.Sci. Adv.12,eaeb520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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