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100만원’ 정부 대지급금 한계
6월 체불임금 332억, 파산땐 ‘공중분해’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에서 ‘퇴직금 체불’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재정난으로 한 차례 퇴직금 지급이 지연된 가운데 추가 자금이 마련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다. 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를 뛰어넘는 대규모 임금·퇴직금 체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퇴직급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DB형은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는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운용하는 개인 자산이다. 퇴직금 체불 우려가 나오는 건 DB형 가입자다. DB형 적립비율이 법정 최소치인 100%에 미달해서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4년부터 퇴직급여 적립하지 못했고, 올해 적립율은 70% 초반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전 분기마다 퇴직급여 DC형 전환을 실시했다. 당시 노조 조합원을 중심으로 DC형 전환이 이뤄졌으나, 적지 않은 이들이 DB형을 유지했다. 내부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20년 이상 장기 근속자들이 많아 퇴직금 규모가 적지 않다”며 “최악의 경우 나머지 30%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서는 이미 퇴직금 지급 지연 사례가 발생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일 “현재 회사의 자금 부족으로 지급 예정이었던 ‘퇴직급여 및 퇴직금 회사 지급분’ 지급이 부득이하게 지연되게 됐다”고 공지했다. 대상자는 6월 중순 퇴직자들이다.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이 사실상 무산된 이후 법정 시한인 ‘14일 이내’ 퇴직금 지급이 불발된 것이다.
퇴직금 체불에 대비해 정부는 앞서 1인당 최대 2100만원의 지급 방침을 세웠다. 1인당 1000만원 한도까지 체불액 범위 내 연 1.5% 저금리로 생계비 융자도 지원한다. 다만 정부 지원을 벗어난 금액은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고 파산할 경우 민사소송조차 제기할 수 없다. 파산 시 체불 금액이 공중 분해되는 셈이다. 통상 임금·퇴직금은 회생절차와 무관하게 최우선 변제 대상이지만, 메리츠금융그룹 등 채권자 명의 담보가 많아 회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는 지난해 티몬·위메프 사태를 뛰어넘는 대규모 임금·퇴직금 체불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당시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체불 규모는 260억원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6월 임금 체불 규모만 332억원에 달한다. 김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