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영화만 세 번째? ‘명량’ 류승룡의 놀라운 ‘감(感)’

명량-류승룡영화 ‘명량’이 예상대로 1000만 고지를 역대 최단기간에 넘어섰다. 이에 ‘명량’을 포함, 벌써 세 작품에서 1000만 관객의 기쁨을 누리게 된 류승룡의 선구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류승룡은 지난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최종 관객수 1232만3408명)의 1000만 돌파로 첫 ‘1000만 배우’ 대열에 들어섰다. 당시 류승룡은 위기에 처한 왕을 위해 대타를 세운 조정의 브레인 ‘허균’ 역을 맡아 이병헌과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특히 ‘광해’ 속 류승룡은 냉철하면서도 약간의 허당(?) 면모를 보이는 전략가로 분해,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각인됐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매력을 뽐냈다.

이후 류승룡은 2013년 첫 ‘원톱’으로 나선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또 한번 1000만 관객이라는 ‘선물’을 받아들었다.(최종 관객수 1281만1213명) 다소 뻔한 코미디영화처럼 보였던 ‘7번방의 선물’의 흥행 돌풍을 예견했던 이들은 많지 않았다.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류승룡의 ‘바보 아빠’ 변신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던 게 사실이다.

이같은 우려에도 ‘7번방의 선물’은 힘없는 소시민들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이야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당시 ‘힐링’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맞아 떨어져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무엇보다도 부성애가 돋보이는 류승룡의 호연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 주효했다. 명량-류승룡-구루지마

이후 ‘표적’(2014)으로 상반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낸 류승룡은, ‘명량’으로 충무로의 독보적인 흥행보증수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물론 영화가 공개된 직후 류승룡이라는 배우의 역량에 비해, 왜군장수 ‘구루지마’ 캐릭터의 존재감이 미약하다는 평도 나왔다. 그 사실은 류승룡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이미 김한민 감독이 “류승룡이 투톱 주연의 영화가 아님에도 흔쾌히 출연해줬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크지 않은 비중에도 공력은 상당히 들여야 했다. 작품에 따라 외국어를 잠깐 쓰는 연기는 흔히 하지만, 낯선 일본어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하면서 감정 연기도 자연스럽게 해내는 것은 연기자 입장에서 고충이 따르는 작업이었다. 어쩌면 류승룡이기에 가능했던 결단이었을 지 모른다.

류승룡은 ‘명량’의 1000만 돌파 소식을 접한 뒤 “천만의 주역은 역사를 기억하려는 국민들의 마음이다. 사명감으로 선택한 작품이 크게 성공하여 기쁘고 감사드린다”고 겸손한 소감을 남겼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