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된 한국 LED조명 고사 위기

인지도는 유럽산에 밀리고
가격경쟁력선 중국산 뒤져
급성장 북미시장 수출 급감
“특화제품 개발·정부 지원을”

우리나라 LED조명산업이 국제 시장에서 고사 위기에 몰렸다.

인지도에서는 필립스(네덜란드)·레드밴스(독일) 등 유럽산에, 가격경쟁력에서는 중국산 저가제품에 밀려 해외시장에서 홀대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것은 브랜드파워의 약세와 높은 원구조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LED조명 도입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선진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의료용·산업용 등 특화제품의 개발 ▷국가별 필수인증에 대한 정보제공 및 정부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나라 LED조명산업이 국제 시장에서 고사 위기에 몰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캐나다·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LED조명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국산 제품의 수출액은 오히려 줄고 있다.

연방 및 주정부 차원에서 ‘LED조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캐나다가 대표적인 예다. 시장조사기관 이비스월드(IBIS World) 조사 결과 캐나다 LED조명시장은 최근 5년간 6.8% 성장했다. 수입액도 지난해 기준 1조8000억원(15억90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이런 성장 과실을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가 싹쓸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캐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한국은 지난 2014년 현지에 약 57억원(499만달러)어치의 LED조명을 공급해 주요 수입국가 순위 9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15년 39억원(342만달러), 2016년 26억원(228만달러, 주요 수입국가 순위 17위)으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5억원(47만달러)의 LED조명을 수출하는데 그쳐 25위까지 추락했다. 


반면 중국의 대(對) 캐나다 LED조명 수출규모는 2014년 8900억원(7억8400만달러)에서 지난해 9700억원(8억5000만달러)으로 8% 성장했다.

같은 기간 네덜란드와 독일 역시 각각 67억원(589만달러)에서 213억원(1868만달러)으로, 215억원(1888만달러)에서 288억원(2528만달러)으로 확대한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업체들의 몰락이 도드라진다.

고급형 제품군에서는 서구권 유명기업의 인지도에, 보급형 제품군에서는 중국산 저가제품과의 가격경쟁에 밀린 결과다.

같은 이유로 국산 LED조명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4년 1.32%에서 지난해 0.95%로, 이집트시장 점유율은 2015년 3.34%에서 지난해 1.14%로 일제히 하락했다.

해외시장에서 국산 LED조명의 참패가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특화제품으로의 방향전환 ▷국가별 맞춤형 진출전략 수립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의료용·산업용 LED조명은 ‘안정성’이 중요해 제품 선택 시 인지도와 가격이 미치는 영향이 적고, 제품당 부가가치도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독일 등 유럽연합(EU)에서는 CE·VDE인증,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각각 UL인증과 cETL·cUL인증을 따로 요구함에 따라 국가별 맞춤형 지원책도 요청된다.

최근 국내 LED기업에 물류창고 LED조명 교체사업을 맡긴 독일기업 B사는 “특화제품군에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면 가격경쟁력이 조금 낮아도 한국기업과 거래할 의향이 있다”며 “국제 B2B시장에서 착실히 공급실적을 쌓는 한편, 일반 조명시장에서 부족한 인지도를 높여야만 글로벌 무대에서 대접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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