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기업 오너들의 인터뷰 기사를 읽다 보면 본인들의 기업 운영 원칙은’고객중심 경영’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너무 진부한 말이지만 기업 오너들 모두가 갖고 있는 기업 운영 원칙인’고객 중심의 경영’은 몇번을 강조해도 모자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고객 중심의 경영’을 회사 직원들이 너무 광범위한 고객으로 설정하다 보면 나와는 거리가 먼 현실성 없는 이야기가 되고 만다. 이를 방지하려면 직원 개개인이 하루하루 회사 일을 하면서 만나는 이들이 바로 고객이라는 ‘생활 속의 고객론’으로 직원들을 독려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A라는 회사에는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팀이 있다. 영업 1팀은 주로 도매상이나 총판을 관리하는 팀이고 영업 2팀은 직접 그 제품을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팀이다. 영업 1팀은 자신들의 고객인 도매상이나 총판이 본인들의 고객이므로 이들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오너가 일컫는’고객 중심의 경영’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영업 2팀은 제품을 최종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그들의 고객이므로 일반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객 중심의 경영’을 실천하는 것이다.
영업 1팀과 영업 2팀은 전체적으로 A사 제품의 매출 증대를 위해 협력할 것이다. 하지만 영업 1팀이 ‘고객 중심의 경영’이라는 원칙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 1팀의 고객인 도매상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회사에서 도매상에 출고하는 출고가를 낮춘다거나 아니면 소비자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면 이는 영업 2팀과 필연적으로 부딪힐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업 2팀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중심의 경영을 위해 회사나 도매상에 소비자가를 인하시키기 위해 제품 출고가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한다면 오너의 경영 원칙을 머리와 온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격려를 하기에는 회사 입장에서 수긍할 수 없는 일이다.
또 한 케이스가 있다. ‘생활 속의 고객론’에 의하면 회사에서 인사나 총무, 복지 등을 담당하는 관리팀은 회사의 직원들이 그들의 고객이다. 그러므로 관리팀에게 ‘고객 중심의 경영’이란 회사 조직원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하고 복지나 인사 관리를 직원들이 만족해할 수 있도록 훌륭히 업그레이드 시키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고객인 직원들의 입장만 지나치게 배려하다가 이윤 추구가 목표인 회사라는 조직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이들 관리팀은 기업 오너가 제시한 ‘고객 중심의 경영’을 생활속에 실천시킨 모범생(?)이다.
무슨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오너는 기업의 경영원칙을 제시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오너가 말하고 싶었던 ‘고객 중심의 경영’은 이런 협소한 의미의 고객은 아니었을 것이다. 직원들이 오너의 머리 속에 속속들이 들어가서 그 의미를 이해하고 실천화하려면 오너와 직원간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인 조건이며 이는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오너의 원칙과 비전은 결국 그것을 따르는 직원 개개인에 의해 실천되며 더욱 다양해지고 기업 발전의 토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너는 경영 원칙 제시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천할 직원들의 교육에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 최근 한인기업들 사이에 직원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물론 매너와 태도가 잘 훈련된 전문 강사들의 교육 프로그램도 한번쯤 들어볼만하다. 하지만 직원 교육의 으뜸 강사는 바로 기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오너다. 그리고 오너가 강의할 직원 교육 프로그램의 핵심은 오너가 갖고 있는 ‘비전과 원칙’이다.
‘비전과 원칙’을 단순하게 정의내려보자. 이는 곧’내가 이루고 싶은 것(비전)을 이런 방법(원칙)으로 실현하겠다는 자기다짐’이다. 오늘날 한인기업의 오너들은 무슨 비전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오너의 비전을 직원들은 공유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 경제에 불경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요즘 불경기를 극복할 최고의 구원투수는 바로 ‘비전과 원칙’으로 무장한 오너들이 아닐까 싶다.
이명애/굿모닝 미디어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