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자 미수금액 규모 수백만달러

인수합병·폐업후 한인마켓 업주 잠적 잇따라
 
최근 문을 닫거나 인수 합병으로 경영진이 교체되는 LA인근 지역 한인 대형 마켓에 물건을 납품한 벤더들의 미수금액 규모가 수백만달러에 달하고 있어 한인유통업계의 자금경색이 심각해지고 있다.
 
마켓 납품업자들에 따르면 운영난으로 폐업하거나 업주가 바뀌는 마켓들과 거래해온 벤더들이 업체당 평균적으로 3만달러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물품대금을 6개월~1년 이상 결제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납품도매업체들까지 마켓의 운명과 궤적을 함께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실정이다.
 
올들어 폐업한 LA한인타운지역의 도레미마켓과 시티 마켓을 비롯, 여러 곳의 한인 마켓에 물건을 납품하고 있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도레미 마켓과 시티 마켓은 벤더들에게 연락도 없이 폐업 후 운영자들이 잠적하는 바람에 물품대금 미결제 금액이 적어도 250만 달러에 달해 벤더들의 고통이 상상을 초월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그는 “현재 다른 마켓에 인수돼 에스크로 중인 마켓들로부터는 그나마 대금을 회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지만, 이 또한 이런저런 이유로 전액을 회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납품업체 관계자는”마치 장기에서 차·포 떼이듯 대형 마켓들에게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해 비즈니스를 계속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가든그로브 프레시안 마켓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진 ‘아씨수퍼’체인의 모기업 리브라더스(대표 이승만)의 서부지역 계열사인 코리안팜의 한 관계자는 “미수금에 따른 벤더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프레시안 마켓을 인수한 뒤) 오는 11월 우리가 다시 문을 연 뒤에는 결제 기한내에 반드시 처리해줄 것”이라며 기존 벤더들이 새로운 경영진과 계속 거래관계를 이어가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인마켓에 납품하고 있는 한국의 모 식품회사 지사장은 “한국에선 납품할 때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로부터 물건값만큼 담보를 확보하기 때문에 미결제 금액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남가주 한인 대형마켓들은 벤더들이 담보를 요구하면 거래를 끊겠다고 하기 일쑤여서 영세한 벤더들로서는 울며겨자먹기로 마켓측이 대금결제기간을 지켜주기만 바랄 뿐이다. 차제에 물건값을 떼일 경우에 대비할 시스템을 업계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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