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불안정 불만”…사우디, WTI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유가표준서 퇴출

신생 ASCI 새 기준 채택
뉴욕 상업거래소 큰 타격

사우디아라비아가 28일 미국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을 원유 판매의 벤치마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오는 1월부터 런던의 유가지수 전문 업체인 아거스(Argus)가 개발한 새로운 아거스 고유황 원유지수(ASCI;Argus Sour Crude Index)를 기준으로 원유 가격을 책정키로 했다.
 
ASCI는 미국의 마르스, 포세이돈, 서던 그린 케이년 등 걸프 연안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 가격을 바스켓으로 해서 가격지수를 산출하는데 중질 경질유인 WTI보다 고유황 원유의 시장 가격을 더 잘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번 결정은 다른 산유국이 뒤따를 경우 세계 최고의 원유 선물거래시장인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사우디의 국영 석유사인 아람코는 지난 1994년부터 미국의 맥그로-힐 사의 사업부인 플래트스의 지수가격을 기준으로 책정해 왔다. 플래트스의 원유지수는 WTI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출범 5개월밖에 안 된 신생 ASCI지수를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유가 기준으로 채택한 것은 WTI의 가격 불안정성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WTI는 미국 오클라호마 주의 커싱에 원유가 도착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데 연초에 커싱에 WTI 재고량이 급증하면서 WTI 가격이 국제 원유 가격의 다른 지표 원유인 브렌트유와 두바이유와 큰 폭의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 1월의 경우 통상 북해산 브렌트유에 비해 배럴당 1~2달러가량 높게 형성됐던 WTI 시세가 급락하면서 12달러가량 낮게 형성되는 바람에 국제 원유시장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사우디가 플래트스의 WTI지수를 제외하면서 타격은 뉴욕상업거래소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회사들이 원유 가격 변동에 대비해 그동안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선물을 계약해 왔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뉴욕상업거래소를 소유한 CME 사는 이날 조만간 아거스 고유황 원유지수를 기준으로 한 파생상품을 도입해 거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시장조사 담당 이사인 밥 레빈은 “우리도 걸프 연안의 고유황 원유가격 지수를 상품으로 취급하기를 기다려왔고 이를 지지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고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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