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빵의 대표 파리 바게뜨 배워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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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부에나팍 지점 직원들과 함께 한 제시카

한국을 넘어 미주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브랜드 중 ‘파리바게뜨’는 단연 선두주자다.

2005년 LA한인타운 웨스턴에 1호점을 연 이래 10년여 간 동부와 서부에 30여 개의 직영점을 운영해 왔다. 2011년에는 전 매장 흑자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달 뉴욕 맨하탄 70번가점 오픈으로 뉴욕의 심장부 맨해튼에만 4개점이 성업 중이다.

한국의 빵이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어느 정도 풀린 셈이다.

필라델피아의 전형적인 백인 가정에서 자란 제시카, 어쩌면 그녀에게 ‘빵’이란 우리네 ‘밥’같은 것이리라. 제시카가 느끼는 파리바게뜨의 맛은 어떨까 궁금하다.

한국빵 좋아하냐고 묻자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는 제시카. 정확하게 “대박 좋아요”란다.

제시카와 함께 찾은 곳은 파리바게뜨 부에나 팍 매장. 오렌지카운티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다. 현재 한국에서 스페셜 케익 기능공 하현수 과장이 트레이닝을 위해 방문 중이라니 제시카도 이번 기회에 한국 케익 만들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하씨는 몇 해 전 큰 인기를 얻었던 TV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자문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쉐프용 가운과 앞치마, 그리고 모자까지 쓴 ‘제빵왕 제시카’이 모습이 제법 근사하다. 파리바게뜨 부에나팍점 지점장 한수연 매니저와 직원들의 친절한 안내로 ‘통제구역’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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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의 하현수 쉐프에게 배우는 케익만들기

▶하현수: 반갑다. 한국말을 잘 하신다니 더욱 반갑다. 홈베이킹은 즐겨 하나?

▶제시카: 어린시절 할머니와 엄마는 늘 집에서 빵을 구우셨는데… 난 별로 소질이 없다. 대신 잘먹는다 (웃음)

▶하현수: 파리바게뜨 케익은 일단 종류가 다양하다. 생크림은 달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고 또한 예쁘고 사랑스러운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제시카: 그러게. 미국 케익은 특별한 디자인이 없다. 난 아주아주 달콤한 것을 좋아한다. 특히 초콜렛 케익…

제시카가 도전한 것은 생크림 케익 아이싱. 완성된 케익시트에 생크림을 매끈하게 바르는 것이 관건이다. 시범을 보이는 하현수과장의 손이 현란하다. 돌림판 위의 케익시트가 눈 깜짝할 사이 새하얀 옷을 입었다. 제시카가 아이싱 도구인 스패출러를 들고 돌림판 앞에 섰다. 울퉁불퉁 예쁜 케익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역시 제빵왕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이번에는 파리바게뜨 제품개발 총괄 매니저인 유석형 매니저가 제시카에게 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 케익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물어왔다.

▶제시카: 미국사람들은 디저트, 특히 케익은 달콤한 것을 기대하며 찾는다. 미국 케익은 파리바게뜨보다 더 달고 리치한 편이다. 두 가지 종류의 케익을 갖추면 어떨까? 라이트한 케익과 레귤러케익. 데코레이션 면에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 너무 멋지다.

▶유석형: 빵은 어떤가? 파리바게뜨에는 150여가지 종류의 빵들이 있다.

▶제시카: 어메이징! 땅콩버터 크림빵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한번 맛본 후 반해버렸다.

파리바게트 빵은 아침에 먹기 너무 좋다. 미국시장에 아침식사용 빵으로 공략해 보면 좋을 것같다.

실제로 타인종 고객이 90%이상인 뉴욕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은 크로와상 도넛과페스츄리 종류로 뉴요커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즐겨 찾는다고 한다. 갑자기 베이킹 작업실이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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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나요?” 오늘은 파리바게뜨의 ‘쉐프제시카’

하루 세 번 있는 빵이 구워져 나오는 시간.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뜨끈뜨끈한 빵들이 먹음직한 자태를 드러낸다. 고구마패스추리, 커피번, 크로와상 도넛과 같은 히트품목들은 매장에 내 놓으면 다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여름을 눈 앞에 두고 빙수판매도 점점 불이 붙기 시작하고 있다.

달콤한 팥과 연유가 듬뿍 들어간 팥빙수와 부드럽고 깊은 맛이 일품인 녹차빙수, 미숫가루와 각종 견과류가 들어간 웰빙빙수는 지난 여름 불티나게 팔리며 ‘파리바게뜨’의 명성을 이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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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나요?” 오늘은 파리바게뜨의 ‘쉐프’ 제시카

유석형 매니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파리바게뜨 가맹점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조지아와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메릴랜드, 하와이 등 미국 내 새로운 지역에도 진출해 20여 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며, 오는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1000 개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향 필라델피아에는 아직 파리바게뜨가 없다며 아쉬워하는 제시카.

“할머니에게는 고구마 페스추리를, 엄마에게는 크로와상 도넛을 꼭 맛보여 주고 싶다. 필라델피아에도 어서 만들어 달라(웃음)”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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