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중국 광전총국의 까다로운 심의는 남아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중국에서 신드롬급 현상을 낳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에서의 인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하지만 아직 중국 전역에서 TV로 방송이 가능한 중국 광전총국의 심의를 통과한 건 아니다.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별그대‘가 방송된 루트는 동영상 사이트(아이치이)뿐이다. 자막달기 등으로 한국과 2~3시간 차이로 소비되는 동영상 사이트로 37억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접할 수 있었다.


현재는 ‘별그대’ 21회분을 120분 분량으로 재편집해서 중국의 극장에 개봉할 계획이다. ‘별그대‘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는 극장 개봉이 가능하다고 한다.

HB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중국 후난위성TV로부터 ‘별그대’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다. 아직 구체적인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양쪽이 시간을 좀 더 가지고 고민중이라고 한다. 드라마와 예능은 서로 다른 성격의 콘텐츠지만 MBC가 후난TV와 예능의 리메이크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듯이, ‘별그대‘의 중국 리메이크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별그대’가 중국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지상파와 위성채널에 방송되기 위해서는 광전총국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최근 열린 ‘상하이 TV 페스티벌’에서 ‘별그대‘가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상하이 신오락(新娛樂) 채널을 통해 방송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광전총국이 전국 전역에 방송해도 된다고 허가한 게 아니다.

이 케이스는 TV 페스티벌중 예외적으로 허락해준 조치다. 일종의 축제 성격이고 관련 포럼에 박지은 작가와 장태유 PD가 초청받았다. 말하자면 부산영화제 기간동안 출품된 외국 영화를 심의 없이 무삭제판을 메가박스 등에서 즐길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

만약 중국 광전총국에서 ‘별그대’의 중국내 TV방송을 허락했다면 그 많은 위성TV방송국에서 가만 있을 리 없다. ‘별그대‘가 상해 지역 광전총국의 별도 규정에 의한 특별 케이스로 지역 케이블채널에서 방송되고 있지만, 중국의 웬만한 사람들은 이 사실조차 잘 모른다.

‘별그대’의 중국 판권은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가 가지고 있었다. SBS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HB엔터테인먼트는 ‘별그대’ 중국판권을 중국의 업체에게 팔았다. 이를 구입한 중국업체가 광전총국을 설득해 중국 지상파에서 방송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별그대’가 중국 지상파나 위성채널에서 방송된다면 중국의 기성세대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 광전총국의 외국드라마에 대한 심의와 규제는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상파와 위성TV에서 방송을 의미하는 광전총국 통과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주로 미국드라마를 겨냥한 것이지만,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도 규제할 움직음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별그대‘는 마지막으로 중국 광전총국의 까다로운 심의를 남겨놓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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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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