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세대교체, #웹툰 작가 #고시생 #비정규직… 주인공은 요지경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사’자 들어가는 직업에 재벌 3세, 이들 틈을 비집고 짠내나는 주인공들이 당당히 섰다. 이름하여 웹툰 작가, 고시생, 비정규직이다.

▶웹툰 열풍 따라 주인공도 웹툰 작가=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더니 주인공도 웹툰을 그린다.

수목극 1위를 이어가고 있는 MBC ‘더블유(W)’는 웹툰 작가가 전면 등장해 극을 이끌어 간다. 웹툰 작가 오성무(김의성)가 만들어낸 강철(이종석) 캐릭터가 작가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인다는 설정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난 27일 포문을 연 ‘불어라 미풍아’에도 한주완이 웹툰 작가 지망생 희동 역을 맡았다. SBS 주말극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는 김슬기가 무명 웹툰 작가로 등장, 배우 정영주도 웹툰 작가로 깜짝 등장했다. 

[사진=MBC 제공]

한발 앞서 영화에서도 웹툰 작가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2013년 개봉한 ‘더웹툰;예고 살인’에서 웹툰 작가 지윤 역을 이시영이 맡아 연기했다. 포털 사이트 웹툰 편집장이 사망해, 유력한 범인 지윤을 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취업준비생 중에서도 고시생= 단순 취업준비생이 아닌 고시생이 등판했다. 지난 27일 시작한 SBS ‘우리 갑순이’는 송재림이 “찌질의 극한(송재림)” 고시생을 맡았다. 그것도 장수생이다. 금전적으로 여자친구 갑순이에게 의지하다가, 덜컥 애 아빠가 돼 버린다.

오는 9월 5일 첫 방송되는 tvN ‘혼술남녀’는 고시생이 대거 나온다. 고시생의 메카 노량진 강사들과 고시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극으로, 9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으로 공명과 샤이니 키, 김동영, 정채연 등이 나온다. 흙 수저부터 금수저 고시생까지 다양한 고시생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사진=SBS 제공]

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올레’에는 13년간 변호사가 되기 위해 사법고시를 준비한 장수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배우 박희순은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캐릭터”라고 수탁을 설명했다. 영화 ‘범죄의 여왕’에서도 고시생 아들을 둔 미용실 아줌마가 아들에게 부과된 수도요금 120만 원을 해결하려고 나선 이야기를 다뤘다. 고시생보다 고시생 엄마를 중심에 세웠지만, 고시생을 통해 사회를 재조명한다.

▶비정규직 설움, 극에서만큼은 주인공= 비정규직은 그간 많은 드라마에서 다뤄졌지만 최근 그려지는 비정규직은 비단 회사 사무직을 떠나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SBS ‘질투의 화신’은 방송국 내 비정규직인 기상캐스터를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설움을 담았다. 출입증 목줄 색깔부터 대우까지 다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기상캐스터와 아나운서, 기자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지난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등장한다. 여자친구가 먼저 취직을 하면서 소원해지는 현실도 함께 담았다.

[사진=SBS 제공]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역시 비정규직을 전면에 내세웠다. 극중 강예원은 특수요원을 꿈꾸지만, 현실은 국가안보국 내근 근무자이자 2년 계약직 요원 ‘장영실’ 역을 맡았다. 정규직인 지능범죄수사대 형사와 함께 첩보작전을 수행하는 이야기다. 각 분야에 있는 다양한 비정규직으로 주인공의 폭이 더 넓어진 셈이다.

윤석진 드라마 평론가(충남대 교수)는 “드라마나 영화 속 캐릭터가 현실을 반영하는 건 당연하지만, 과거 극들이 현실을 충실하게 반영하기보다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것들에 집중한 면이 컸다”며 “캐릭터의 직업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건 경제력 등 판타지적인 설정에 대해 공감을 할 수 없을 만큼 삶이 각박하고 힘들어졌다는 걸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타지가 나온다 하더라도 현실에 대한 변화의 욕망이 투영되는 방향이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며 “비현실적인 백마탄 왕자님에 대한 공감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볼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방식대로 경제적인 문제나 직업적인 부분에서 판타지를 이야기할 수록 시청자는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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