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노트7 기회손실 3조원대…바닥 다지고 4분기 반등

- 내년 1분기까지 판매못하게된 기회비용 3조원 중반

- 기회비용은 분기 영업이익 급감과 직결되진 않아

- 갤럭시S7 등 대체재로 갤노트7 공백기 메워 조단위 영업이익 회복 전망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에 따른 기회손실비용을 3조원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노트7은 매년 하반기 전체 판매량의 20%를 도맡으며 다음해 1분기말 갤럭시S시리즈가 공개되기 전까지 실적을 견인하는 주력폰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갤럭시S7 등으로 실적방어전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갤노트7 판매중단 기회비용 3조원 중반
=삼성전자는 14일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갤럭시노트7 판매 실기(失機)에 따른 기회손실이 3조원 중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예상하는 기회비용 손실은 올해 4분기 약 2조원 중반, 내년 1분기 약 1조원 규모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 따른 기회손실 전망치를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7 판매 중단으로 인해 현재 추정되는 직접 비용은 3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했지만,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갤럭시노트7 판매 실기에 따른 부정적 손익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3분기 잠정실적을 정정 공시하면서 영업이익을 7조8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이는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영업이익 수정치는 갤럭시노트7의 환불ㆍ교환, 회수, 폐기, 판매관리, 마케팅 등 단종에 따른 직접 비용을 전부 반영한 것이다. 당초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실적에는 갤럭시노트7의 리콜 비용 1조~1조5000 억원 가량만 반영됐다. 이에 따라 3분기 리콜과 단종에 따른 총비용은 3조6000억~4조원대로 예측된다. 이날 발표된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로 입은 손실은 전체적으로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갤럭시노트7 고객이 교환ㆍ환불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 IM 영업익 감익과 직결되진 않아 4분기 반등=이날 삼성전자가 밝힌 기회비용 손실은 단종사태에 따른 직접 비용은 아니다. 이는 내년 1분기까지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판매하지 못하게 된 ‘기회비용’만 추산된 것이다. 갤럭시 노트7은 출시 직후 3분기와 4분기에만 1000만~15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됐다. 갤럭시 노트7 영업이익률이 17~20%대인만큼 예측된 판매대수와 영업이익 등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조 중반대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기회비용이 많이 발생했지만 이는 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것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갤럭시 노트7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폰이지만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에서는 20~25%정도 차지한다.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IM(ITㆍ모바일)부문에는 저가 피처폰부터 보급형 중저가폰, 고가 프리미엄폰까지 라인업이 다양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의 빈자리를 갤럭시S7과 S7엣지 등 기존 제품 판매를 확대해 재빨리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3분기에 단종 직접비용을 다 털어내고 4분기부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영업이익을 조단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IM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00억~2000억원대 가량으로 추정된다. 단종에 따른 직접비용 2조 6000억원을 한번에 털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통째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이는 리먼사태 여파로 2008년 4분기 영업이익 1700억원을 기록했던 시절로 되돌아간 수치다. IM 부문은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반드시 규명해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고 바닥부터 새로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전문가들은 IM부문 4분기 영업이익을 1조원 후반대에서 2조 중반대로 보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갤럭시S8 출시 전까지 갤럭시S7의 수요 강도에 따라 IM 부문의 실적 개선 속도는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반도체 등의 선전으로 7조∼8조 초반대로 추정했다.시장전문가들은 기회손실비용을 추산하면 갤럭시노트7이 정상적으로 팔렸을 경우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10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로서는 뼈아픈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를 계기로 향후 제품 안전성 강화를 위해 내부 품질 점검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한다. 구체적인 개편 방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았지만 곧 전면적인 내부 품질 개편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권도경 기자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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