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대통령 탄핵 안하는 건 위헌’ 헌재, 헌법소원 사건 사전심사 중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국회가 탄핵 소추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국민에 대한 의무 위반이라 주장하는 헌법소원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청구의 법적 요건을 따지는 ‘사전심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식 탄핵소추안은 아니지만 현재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가 탄핵 사유가 되는지에 관해 법리 검토가 이뤄질 수 있어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대통령 탄핵 소추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로 헌법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이 지난 2일 접수됐다고 22일 밝혔다. 


헌법소원을 낸 청구인은 일반 시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안팎에서는 청구인이 시민단체 구성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구인 측은 헌법소원 청구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0월 25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 후 국가기밀로 추정되는 자료를 최순실에게 유출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며 “이는 중대한 법 위반 사실을 자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중대한 법 위반 사실이 있는데도 국회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를 진행하지 않다”며 “이는 국민 주권주의를 위반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지난 2004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당시 탄핵심판 청구의 요건으로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을 제시한 바 있다. 청구인은 박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가 ‘중대한 법위반’에 해당해 탄핵 요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현재 헌재 재판관 3인으로 구성된 지정부에서 이 청구를 사전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심사는 본안 심사에 들어가기 전 청구가 적법한지 여부 등을 따지는 과정이다. 사전심사를 거쳐 청구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본안에 대한 심사없이 그대로 각하된다.

헌재 관계자는 “지정부의 사전심사는 청구 접수 후 3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하는만큼 이달 내로 각하여부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헌재는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본안 심사에 들어간다면,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기 전에 탄핵정국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친다. 다만 탄핵소추는 국회 고유의 권한인만큼 각하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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