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다루질 말지“…드라마 속 오류에 간호사들 볼멘소리

[헤럴드경제=장보인 인턴기자] “간호사를 드라마 소재로 쓰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드라마 속 간호사의 모습이 실제 이미지를 깎아내린다며 현직 간호사와 간호학과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2일 페이스북의 간호학과ㆍ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에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방송사 홈페이지의 드라마 등장인물 소개에 이의를 제기하는 글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알지도 못하면서 드라마 소재로 가져다 쓴다”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

“전직 조폭. 전과 5범. 간호사 ‘자격증’ 소지자.” 논란이 되고 있는 KBS2 드라마 ‘매드독’의 한 등장인물 소개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료법에서 정한 전문 교육을 받고 간호사 국가고시에 응시하여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의사, 약사 면허와 마찬가지로 간호사도 ‘면허’를 취득한다.

현직 종사자들은 ”간호사에 대해 다루면서 기본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방송사의 부주의에 불만을 표했다.

간호사 ‘자격증’ 표기가 유독 논란이 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전문 직업인인 간호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여겨져서다. 간호사는 의사와 협력관계이지만 상하관계라는 인식이 남아있고 드라마가 이런 잘못된 인식을 계속해서 반영한다는 것이 간호사들의 주장이다.

11일 드라마 방송 이후, 시청 소감 게시판에도 오류를 수정해달라는 다수의 요청이 올라와 현재는 ‘면허증’으로 고쳐졌다.

드라마이지만 전과 5범인 등장 인물이 간호사를 꿈꾼다는 설정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의료법과 기타 의료관련법령에 위반해 처벌을 받은 사람은 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

해당 등장인물의 전과가 의료법 위반인지 알 수 없지만 일부에서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볍게 여긴 설정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MBC 드라마 ‘병원선’도 간호사들의 이미지를 폄하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해당 드라마는 환자 앞에서 무능력하고 의사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으로 간호사를 그려냈다. 또 드라마 속 간호사들이 짧은 치마와 몸에 달라붙는 유니폼을 입어 현실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병원선’ 제작진은 논란이 일자 간호사 복장을 바지로 바꾸고 간호사들의 근무 현장을 더 철저히 검증해 반영하겠다며 사과했다.

한 현직간호사는 “파급력이 큰 드라마에서 왜곡된 이미지를 보고 실제로 환자들이 간호사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며 드라마 제작에 앞서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qhdls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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