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의 나이로 범행해 사형 선고를 받은 엔도 유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일본 법원이 10대에게 사상 처음으로 사형 판결을 내려 주목받고 있다.

23일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시 지방 법원은 지난 18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엔도 유키(범행 당시 19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엔도는 2021년 10월12일 새벽 고후시의 한 주택에 침입해 부부를 흉기로 여러차례 찔러 살해하고 가스통 등을 이용해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부부는 엔도가 평소 짝사랑하던 여성의 부모로, 엔도는 이 여성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

재판에서는 엔도의 형사책임능력의 정도와 형량이 쟁점이 됐다. 검찰은 피고에게 형사책임능력이 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사형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엔도에게 사형을 구형할 수 있었던 것은 2022년 개정된 특정소년법 때문이다. 일본은 그전까지는 10대 범죄자는 신상을 공개하지 않고 성인보다 가벼운 처벌을 해 왔지만, 특정소년법 개정으로 18세와 19세 청소년을 ‘특정 소년’으로 규정해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하고 이름과 주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양측의 주장을 다 검토한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하며 “확고한 살해 의도를 갖고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해 잔혹하게 살해했다. 2명의 생명을 앗아간 행위는 악질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 형사책임이 무겁다. 유족에게 진지한 사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세라는 나이를 고려하더라도 극형을 피할 수 있는 결정적인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엔도는 사형 선고를 받은 후에야 "유족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엔도는 판결 3일 전 현지 매체 UTY 기자와 면담을 가진 바 있다. 그는 과거 가정 내에서 받은 학대 등 고통스러운 경험을 떠올리며 “사는 게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엔도는 눈물을 흘리며 말문을 막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그간의 재판에서 “사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