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90원’ 쿠팡 멤버십, 이용자는 정말 줄었을까? [세모금]

[쿠팡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을 7890원으로 바꾼 이후 10일간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이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진 쿠팡 이탈자보다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 와우 멤버십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 12일 이후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쿠팡의 애플리케이션(앱)의 평균 DAU(일간활성이용자수)는 1316만명이었다. 직전 10일(2일~11일) 1318만명에서 0.1% 줄었지만, 비슷한 규모다. 같은 기간 앱 신규 설치 건수는 1만5927건에서 1만5556건으로 약 2% 감소했다.

와우 멤버십 혜택이 묶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와 배달 앱 쿠팡이츠는 오히려 이용자와 신규 설치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쿠팡플레이의 경우 10일간 평균 DAU는 84만명에서 96만명으로 14.4% 늘었다. 신규 설치 건수 역시 1만4275건에서 1만7584명으로 23.2% 증가했다. 쿠팡이츠의 평균 DAU는 114만명에서 132만명으로 15.7% 늘었고, 신규 설치 건수는 2만8998건에서 3만3042건으로 13.9% 증가했다.

업계는 멤버십 이용자들이 혜택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크게 5가지다. 무료 배송, 반품, 무료 OTT(쿠팡플레이), 무료 배달(쿠팡이츠), 무료 직구 등이다.

통계청 등 자료를 토대로 추산하면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월평균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약 8만원 수준이다. 멤버십 가입자는 매달 무료배송(월 13회 이용 시)으로 4만원, 무료 반품(월 2회 이용 시)으로 1만3000원,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월 5회 주문 시)에서 각각 1만2000원·1만5000원을 할인받는다. 무료 직구도 연평균 4.5회 이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약 800원 정도가 이득이다.

쿠팡뿐만 아니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를 모두 이용해야 와우 멤버십 혜택을 100%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이후 플랫폼별 혜택을 강화하며 충성고객을 붙잡고 있다. 가격 인상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고,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쿠팡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쿠팡플레이는 올여름 축구선수 김민재가 속한 독일 분데스리가 팀 바이에른 뮌헨을 처음으로 한국에 초청해 쿠팡플레이 시리즈 경기를 선보인다. 경기 예매는 와우 회원만 가능하다. 하반기부터는 분데스리가 모든 경기를 생중계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도 확대한다. 배우 류승범·백윤식이 출연하는 ‘가족계획’을 비롯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등 작품을 선보인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시리즈 ‘동조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쿠팡도 와우 회원을 위한 특가 행사를 진행하며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와우 멤버십 회원만 쓸 수 있는 ‘쿠팡 와우 카드’ 혜택을 강화했고, 내달 7일까지 ‘가정의 달 식품 프로모션’ 행사를 통해 와우 회원에게 매주 200여 종의 상품을 최대 78% 할인하고 있다. 특급호텔과 리조트, 테마파크 등 130여 종의 여행 관련 상품을 와우 회원에게 최대 52%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쿠팡이츠도 지난달 26일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여러 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묶음배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갖가지 혜택을 통해 멤버십 이탈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라며 “기존 와우 멤버십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격 정책이 적용되는 8월 전후가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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