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웹툰엔터테인먼트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 기념 타종행사에 김준구 웹툰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이 참석한 모습. 앞줄 왼쪽은 김범수 카카오 CA협의회 의장. [나스닥, 카카오]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 성공적으로 출발했단 평가가 나오면서 카카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웹툰 플랫폼 기업의 미국 증시 내 경쟁력이 확인된 만큼, 그동안 미 증시 상장 가능성을 시사해 온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의 상장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타파스를 운영하는 카카오엔터와 일본 플랫폼 픽코마를 보유한 카카오픽코마 등 대형 웹툰 플랫폼 기업들은 상장 카드를 손에 쥔 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의 경우 2021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간 합병으로 법인이 공식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상장 추진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KB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고, 2021년에는 이진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가 직접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투자받아 상장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한층 팽배해졌다.
이 같은 거액 투자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성격이 짙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 엔터는 2024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현재까지도 상장 일정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4년간 끊임없이 악재가 겹친 탓이다. 2021년에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의 잇단 상장으로 ‘쪼개기 상장’이라는 지적 속에 카카오 계열사 상장에 대한 여론이 악화했고, 지난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졌다.
SM엔터 시세조종 논란이 법정으로 옮겨간 만큼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상장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카카오엔터 측은 “상장 시점은 기업과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상장이 주로 거론되지만, 웹툰엔터테인먼트처럼 해외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다는 여지도 열어놨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국내를 포함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적절한 가치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두고 열린 자세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진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도 뉴욕 증권시장에서 IPO를 계획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픽코마도 카카오엔터 못지않게 일찍부터 상장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카카오픽코마(구 카카오재팬)가 일본 현지에서 서비스하는 일본 법인인 만큼 도쿄 증권시장에서의 상장을 준비해왔다.
2017년 전신인 카카오재팬 시절에 상장 추진설이 제기됐고, 2021년에는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이 카카오픽코마의 전신인 카카오재팬의 IPO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르면 2022년 연말, 늦어도 2023년 연초께 상장이 유력하다고 점쳐졌지만,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등의 여파로 IT 기업,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지난해는 카카오 그룹이 위기를 맞으면서 상장설도 유야무야됐다.
카카오픽코마 관계자는 상장 시기를 묻는 말에 “시장환경과 여러 요인을 종합하며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네이버웹툰의 상장으로 카카오픽코마 등의 상장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업계 내 강력한 경쟁자가 상장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으니 카카오픽코마와 카카오엔터 등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자금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또 시장이 웹툰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만큼, 향후 웹툰 플랫폼 기업의 상장도 수월해질 것으로 봤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의 성공적인 상장은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