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양궁 랭킹라운드 남자 1위

임시현과 혼성전 파트너…동반 3관왕 기대

과녁 앞에서 기념사진 찍는 김우진
과녁 앞에서 기념사진 찍는 김우진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 마련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서 김우진이 과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파리=연합)

“머리는 비우고, 가슴은 뜨겁게 경기에 임하겠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에 도전하게 된 베테랑 궁사 김우진(32·청주시청)은 이렇게 말했다. 김우진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랭킹라운드에서 686점을 쏴 1위에 올랐다.

이로써 김우진은 남자 개인전, 남자 단체전에 더해 혼성 단체전(혼성전)에도 출전하게 됐다. 세계선수권에서 9개, 올림픽에서 2개, 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 궁사다.

다만,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게 ’2%’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모두 단체전에서였다.

이번에는 개인전은 물론이고 혼성전 출전권도 따내 사상 첫 올림픽 남자 양궁 3관왕에 도전할 수 있다.

욕심을 낼 법한 시점, 김우진은 머리를 비우기로 했다. 수도 없이 사로에 서서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온 그는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잘 다스릴 줄 아는 선수다.

김우진은 랭킹라운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욕심이 많으면 그만큼 일을 그르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이번에는 머리는 좀 비우고 가슴은 좀 뜨겁게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우진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국가대표 4명 중 랭킹라운드에서 가장 안 좋은 성적을 내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은 물론이고 개인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김우진은 “항저우에서 못했던 것들, 올림픽에서 좀 더 잘해서 좋은 경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김우진과 함께 혼성전 금메달에 도전할 파트너는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이다. 임시현은 만 21세다. 둘의 나이 차는 열한 살이나 된다.

‘나이 차가 많이 나서 호흡 맞추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장난 섞인 질문에 김우진은 “원래 호흡은 어린 선수에게 맞춰야 하는 거다. 임시현 선수 말 잘 듣고, 잘해보도록 하겠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후배’ 이우석(코오롱·5위), 김제덕(예천군청·2위)도 제 몫을 다해주면서 남자 대표팀은 팀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단체전에서 1회전을 건너뛰고 8강부터 경쟁한다.

랭킹 라운드 마친 남자 양궁 대표팀
랭킹 라운드 마친 남자 양궁 대표팀 남자 양궁 대표팀 이우석(왼쪽부터), 김우진, 김제덕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 마련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개인전 랭킹 라운드를 마치고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고 있다. (파리=연합)

처음 올림픽 무대에 오른 이우석은 “내가 이렇게까지 욕심을 내면서 쏴봤자 남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후반에는 단체전 때 자세를 생각하면서 쏴보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솔직히 그래도 (점수가) 잘 안 나온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팀원들과 취재진을 웃게 했다.

이우석은 이어 “남자 단체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나, 자세를 잘 잡아서 열심히 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쿄에서 2관왕을 차지했던 김제덕은 “오늘은 매너가 아니어서 못 했지만, 토너먼트 경기 들어가면 화이팅을 크게 외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파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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