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을 코스프레한 하워드 리가 파리올림픽 관중석에서 찍은 영상. [X(옛 트위터)]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024 파리올림픽 관중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코스프레한 중국계 호주인 남성이 프랑스 경찰에 의해 퇴장당한 뒤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워드X’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하워드 리는 10일(현지 시각)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김정은을 흉내 낸 영상과 함께 “우리는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지만, 이 영상을 찍은 뒤 경기장에서 쫓겨나 프랑스 경찰에 의해 구금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스페인과 프랑스의 축구 결승전 관람 당시 트럼프를 코스프레한 다른 남성과 함께 퇴장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지는 글에서 “방금 구금에서 풀려났는데, 그들은 저와 ‘트럼프’를 수색하고 여권을 확인한 뒤 우리를 스페인과 프랑스의 경기가 열리던 파르크 데 프랭스 경기장에서 쫓아냈다”며 “모두가 우리를 유쾌하게 바라봤지만, 특정 보안요원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나머지 경기를 볼 수 없었고, 6명의 보안요원이 우리를 끌고 갔다”고 말했다.
리는 김정은과 닮은 꼴 모습으로 국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인플루언서다. 2018년 2원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같은 해 6월엔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가 베트남 경찰에 의해 추방당했다. 2022년엔 같은 모습으로 호주의 한 선거 유세장을 찾아 현지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리는 구금됐다 풀려난 뒤, 올림픽 폐막식에도 김정은 코스프레 차림으로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는 2시간 전쯤 올린 게시물에서 “폐막식에서 푸 인형과 함께 중국 대표팀에게 손을 흔들었다. 북한 대표팀과는 달리 이들 중 일부는 웃어 보였다”고 했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50조는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동을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앞서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종목에 출전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란 메시지를 펼쳐 보인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대표 마니자 탈라시(21)는 해당 헌장 내용에 위배되 행동으로 실격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