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주시하는 증시…‘AI거품론’ 완전히 불식시킬까

[로이터/AFP=연합자료]

[헤럴드경제]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약세에 이어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면서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가 ‘AI 대장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8일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 및 가이던스(실적 예상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가이던스를 통해 2025∼2026년 반도체 수요가 탄탄하다고 밝힐 경우 이는 기업들이 AI 분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최근의 연이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인해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 블랙웰 공급 지연에 대한 입장 표명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150%가량 상승,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승분의 4분의 1 정도를 기여한 주도주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초 이후 750%가량 오르면서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고, 일각에서는 2000년 닷컴버블 당시와 비교하기도 한다.

엔비디아는 지난 6개 분기 연속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내놨고,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에는 주가가 각각 16.4%, 9.3% 올랐다.

앞서 엔비디아를 제외한 다른 ‘매그니피센트 7′ 기업들이 이미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시장에서는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분야에 여전히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알파벳(구글 모회사) 등은 AI 투자가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발표 다음날 주가가 내렸다. 테슬라 역시 실적 발표 다음 날 주가가 12.33% 떨어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6월 18일 종가 135.58 달러를 찍었던 엔비디아 주가 역시 이달 초 100달러를 하회(98.91달러)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반등했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 이후 9월 금리 인하 기대 고조 등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23일 4.55% 상승, 129.37 달러로 올라온 상태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AI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경우 미 증시는 다시 한번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2주간 23.5%가량 오른 점은 부담 요인이다.

올스프링 글로벌투자의 마이크 스미스는 “엔비디아는 시대정신인 주식”이라면서 “한해 4차례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는 (미국 프로미식축구의 우승팀을 결정하는)슈퍼볼”이라고 기대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는 견해도 있다.

옵션분석업체 ORATS 집계를 보면 실적 발표 다음날 엔비디아 주가가 10.3%가량 출렁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최근 3년간 실제 실적 발표 다음날 보인 변동성 8.1%보다 큰 것이다.

이밖에 이번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도 증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0일에는 미 연준이 주시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7월분이 발표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부문을 제외한 근원 PCE는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0.2% 상승하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온다.

29일에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건수와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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