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9월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MBC 보도 갈무리]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바이든-날리면’ 관련 보도로 MBC에 부과된 과징금 3000만 원의 집행 효력이 정지됐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MBC가 과징금 부과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에게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달리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법정 제재는 효력이 정지된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2022년 미국 순방과 관련해 비속어 자막을 넣은 MBC ’12 MBC뉴스’와 ‘뉴스데스크’의 2022년 9월 22~23일 방송분에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과징금 부과’는 방심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제재로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MBC는 이에 불복해 지난 8월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 정지를 신청했다.
앞서 MBC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2022년 9월 21일 윤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를 마치고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며 이 같은 자막을 넣어 보도했다.
비속어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했다”고 반박했고, 외교부는 그해 12월 “MBC의 사실과 다른 보도로 인해 우리 외교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에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며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MBC에 ‘바이든’ 발언이 없었다는 내용의 정정보도를 하라며 외교부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이 사건 발언이 이뤄진 시각, 장소, 배경, 전후 맥락, 당시 발언을 직접 들은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볼 때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바이든을 향해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MBC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