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EC 위원장에 ‘親가상화폐’ 앳킨스 검토

블룸버그 “가장 유력한 후보…며칠 내 결정 전망”
부시 행정부서 SEC 위원 지내…가상화폐·핀테크 지지자

폴 앳킨스 파토막글로벌파트너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017년 4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CEO 간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차기 행정부의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친(親)가상화폐’ 인사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정권 인수팀이 SEC 위원장 후보로 앳킨스를 인터뷰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앳킨스가 내년 1월 사임하겠다고 밝힌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앞으로 며칠 안에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직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달 초 마크 우에다 현 SEC 위원, 히스 타버트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 로버트 스테빈스 윌키파앤드갤러거 파트너도 SE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정권 인수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2기 행정부에서 누가 일할 것인지에 대해 번개 같은 속도로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며 “나머지 인사는 결정되는 대로 그가 계속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앳킨스는 베테랑 금융 규제 당국자이자 보수 금융계의 유명 인사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공화당 소속 SEC 위원을 지냈으며 그 후 금융 컨설팅 회사 파토막글로벌파트너스 설립했다.

그는 가상화폐와 핀테크 기업의 강력한 지지자다. 의회에서 SEC의 운영을 개편하고, 일부 업계 참여자들이 중복되거나 지나치게 부담스럽다고 여기는 규제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증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달 초 겐슬러 위원장이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면서 트럼프의 위협이 논란이 됐다.

겐슬러 위원장은 샘 뱅크먼-프리드가 설립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 거래소가 파산하는 등 일련의 붕괴 이후 가상화폐를 단속하는 야심찬 의제를 갖고 SEC를 이끌어 왔다.

가상화폐 업계는 겐슬러 위원장이 이끄는 SEC가 새 행정부 하에서 바뀔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하는 대신, ‘집행’을 통해 규제를 가한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가상화폐를 “사기”라고 비난했으나 대선 기간 동안 입장을 바꿔 가상화폐를 옹호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전략적으로 비트코인을 비축하고, 가상화폐 친화적인 규제 당국자를 임명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반대 운동”을 종식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새로운 수장 하의 SEC는 사기 근절, 내부자 거래 규명, 폰지 사기 중단, 부정확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정보 공개 억제 등 기본적인 우선순위로 간주되는 사안에 계속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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