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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 세계가 기술패권을 강화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 우주산업, 사이버보안 등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양자 기술의 발전은 데이터 보안과 데이터 주권 보호를 다시 정의하게 만들고 있다. 데이터 주권은 특정 국가나 개인이 데이터를 통제하고 보호할 권리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의 물리적 위치를 지정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가 어떻게 저장되고 처리되며 사용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다. 데이터 주권 침해는 국가 안보와 경제적 안정성을 위협하기 때문에 양자 시대에는 이러한 데이터 주권 개념이 더욱 중요해진다.
양자 시대의 데이터 주권 보호를 위해 가장 널리 연구되고 있는 기술적 해결책은 양자내성암호 기술의 개발과 적용이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암호해독 공격에도 안전하다고 알려진 새로운 공개키 암호 기법을 통칭한다. 현재 여러 국가에서 양자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디지털 정보의 저장 및 유통 과정을 보호하기 위해 양자내성암호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양자내성암호를 이용한 방식은 디지털 데이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양자 데이터를 다루는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와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의 중첩성과 얽힘을 활용해 기존 디지털 컴퓨터보다 상상을 초월하게 빠른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 최근 구글은 현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로 10의 25제곱년이 걸리는 복잡한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 수 있는 양자 프로세서 ‘윌로우’를 개발했다고 공개했다. 구글 ‘윌로우’에서 처리되는 데이터 형태는 비트로 표현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디지털 데이터가 아니라 큐비트로 표현되는 양자 데이터이다.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고속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데이터(비트)를 양자 데이터(큐비트)로 변환해야 하며, 연산 복잡도가 높아질수록 고품질 대용량의 양자컴퓨터가 필요하다. 따라서 고품질 대용량의 양자컴퓨터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나 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양자컴퓨터를 구매하거나 선도국가의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만약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시 국가 또는 개인의 데이터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는 단순한 개인 정보 침해를 넘어 국가적,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가까운 미래가 아닌 향후 20년 후가 될 지라도 양자 시대는 결국 도래할 것이고, 양자 시대에서도 데이터는 여전히 디지털 형태든 양자 형태든 저장되고 유통되어야 하므로 데이터 주권 보호는 국가 차원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양자 시대에서도 디지털 데이터와 양자 데이터는 공존하여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개인정보 보호와 국가 안보를 위해서 데이터의 형태에 무관한 데이터 주권 보호 기술이 요구된다. 따라서 디지털 컴퓨터에서 다루는 디지털 데이터는 양자내성암호를 비롯한 디지털 암호 알고리즘으로 보호하고, 양자컴퓨터에서 다루는 양자 데이터는 양자역학에 기반한 새로운 양자보안 기술 개발을 통해 보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양자 시대의 진정한 데이터 주권 보호를 준비하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비전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강유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