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절차와 별도로 신속하게 진행 중
“금융당국, 금융사와 온정 관계 안돼”
“은행권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 확인”
불법행위 엄정 제재 원칙 분명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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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은희·박성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관련 주요 인가 판단 요건인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이달 내 금융위원회에 송부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 질의응답에서 “우리금융이 1월 15일 보험사 M&A(인수합병) 승인 심사를 신청했고 심사 기한은 2개월”이라며 “기한을 늘릴 수는 있지만 민감도가 있는 사건인 만큼 가급적으로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 절차와는 별도로 분리해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도출하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2월 중에라도 금융위에 저희 의견을 통보할 수 있어야 금융위에서 3월 중 판단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심사에 필요한 경영실태평가 등급 산정을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제재 절차와 투트랙으로 분리해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투트랙 방침과 관련해 박충현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2020년 이후 실시한 총 20회의 은행 정기검사 중 경영실태평가와 제재를 분리해 통보한 사례가 총 7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감원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경영실태평가와 제재를 분리 통보할수록 돼 있다”면서 “검사 결과를 빨리 알릴 필요가 있을 경우 등도 규정도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의 보험사 M&A 심사를 담당하는 금감원 은행감독국은 지난달 검사국에 경영실태평가 자료 송부를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현재 2등급에서 3등급 이하로 하향 조정되면 자회사 편입 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가 회사를 편입하기 위해서는 경영상태가 양호해야 하고 그 기준으로 지주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미달하는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해당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할 땐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본다.
금감원은 이날 우리·KB국민·NH농협은행에서 부당대출 482건, 3875억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부당대출 규모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730억원을 포함해 총 2334억원이다.
이 원장은 “주요 지주·은행의 임직원이 은행 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와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다”며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이 금융사와의 관계를 건강한 긴장 관계가 아닌 온정주의적 관계로 취급하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부실한 내부통제나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부당대출 금융사고 등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제재를 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원장은 부당대출이 임종룡 현 우리금융 회장의 재임 시기에도 이어졌다는 부분을 명시한 이유에 대해 “현직 최고경영자(CEO) 재임 시기 위법이 반복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포함한 것”이라면서 “재발 방지 노력을 위한 의지가 있다고 믿고 싶지만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정기검사 결과 발표에 대해 “그간 누적된 문제를 특정 은행이나 특정 금융권의 문제로 한정해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은행권, 금융권의 완연한 양적 성장 내지는 외형 팽창 과정에서 단기성과주의 등에 대해 반성적으로 고찰하고 고질적인 문제점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개선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회사 의사결정 주체의 잘잘못에 대해 궁극적으로 제재 책임을 물어야 겠으나 이를 공론화하고 냉정적으로 현실을 직시하자고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부원장보와의 일문일답.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언제까지 최종 마무리해서 낼 건지, 등급 결정 시 동양생명 인수 가능 여부를 금감원에서도 결론낼 수 있는지.
▶금감원은 정기검사 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하는데 크게는 3가지 항목으로 분류하고 세부로 보면 50개 항목에 달한다. 50개 항목을 담당하는 검사역이 있는데 이들이 자기가 맡은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대해 기술을 하고 점수를 부여한다. 현재까지 검사역이 항목별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작년 경영실태평가 검사를 바탕으로 M&A 심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능하면 경영실태평가와 나머지 제재 관련 검사를 분리해 최대한 빠르게 평가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금감원에서는 감독원 자체에 관한 판단을 금융위에 통보하고 최종 의사결정은 금융위에서 하게 돼 있다.
-금융위에 3월15일까지 M&A 관련해 자료를 넘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시간이 너무 짧은 게 아닌가.
▶현재 관련 인허가 심사는 은행감독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심사의 요건 중 중요한 게 기존의 건전성 부문인데 건전성 평가 심사는 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으로 하게 돼 있다. 그간 은행감독국에서 진행했고 이제는 검사국에서 이어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종적으로는 심사가 모두 합쳐졌을 때 인허가와 관련한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간상으로 굉장히 촉박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직원이 고생하면서 살펴보고 있다.
-제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수합병에 큰 영향을 주는 경영실태평가가 나온다는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과거에도 경영실태평가와 제재를 분리 처리한 사례는 많다. 지난 2020년 이후 실시한 총 20회의 은행 정기검사 중 총 7건 있었다. 경영실태평가와 제재를 분리하는 건 규정에서 금감원장이 필요한 상황 시 분리 통보하게 돼 있다. 뿐만 아니라 검사 결과를 빨리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도 규정에 들어가 있다.
경영실태평가 항목이 50개 정도 들어가는데 평가가 좋지 못하다고 해서 법 위반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예컨대 리스크를 볼 때 이사회와 소위원회 운영이 적정했는지, 유동성 관리가 적정했는지, 자회사 관리가 적정했는지 등을 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제재와 연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연체차주에 대한 최저생계비 부당 상계 관련해 다수 은행이 얽혀있다면 전체 규모는 어떻게 되고, 부당 상계 자체가 은행에서 관행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보는지.
▶정기검사를 나간 은행에서 확인했고 나머지 은행도 확인하고 있다. 올해 1월 민사집행법이 개정됐고 최저생계비 계좌가 도입됐다. 앞으로 일부 완화될 소지가 있지만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은행권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 만약 문제점이 있거나 개선사항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을 지도할 생각이다.
-농협금융지주와 관련해 농협중앙회 등 주요 출자자 부당 영향력 행사도 들여다 보겠다고 했는데.
▶농협금융과 관련해 문제로 삼은 것은 경영 승계나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임명에 있어 투명한 절차나 이런 부분을 정해놓고 절차대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지난해 정기검사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시정했고 별도의 제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조치할 텐데 현재 사후처리 과정 중에 있다. 과거에는 기준이나 원칙 없이 불투명하게 이뤄진 부분을 투명하고 절차를 갖춰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목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