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구성 49개종목 16.6조 줄어
트럼프 관세압박 韓 ‘시한폭탄’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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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전쟁’ 위협만으로 국내 증시 주요 수출 섹터인 자동차, 철강, 2차전지 관련 주요 종목 시가총액이 1주 만에 17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한국도 ‘관세 폭격’의 조준경 위에 올라가게 된 가운데, 주요 대미 경상수지 흑자국인 한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갈수록 강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관세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가 있는 주요 수출주의 향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發 관세 우려만으로도 韓 수출株 시총 ‘뚝’=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들어 전날 종가까지 ‘KRX 자동차’ 지수, ‘KRX 철강’ 지수, ‘KRX 2차전지 톱10’ 지수의 등락률은 각각 -4.95%(1923.36 →1828.06), -4.63%(1833.95→1749.09), -5.07%(2959.18→2809.16)를 기록했다.
세 지수를 구성하는 총 49개 종목의 시가총액도 이달 들어 6거래일 만에 16조6147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철강·2차전지에 대해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한국을 향해 본격화하면 하방 압력이 본격화할 대표 섹터라고 꼽아왔다.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글로벌 관세 전쟁의 포문이 열린 가운데, 한국을 향해선 직접적인 공격이 없었음에도 우려만으로도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
섹터별 대표 종목들의 시총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KRX 자동차’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선 기아의 시총 감소액이 2조9428억원으로 가장 컸고, 현대모비스(1조5809억원)와 현대차(1조3821억원)의 시총 감소액도 조(兆) 단위를 넘어섰다. 관세 부과와 함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따른 보조금에 대한 축소·철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LG에너지솔루션(1조2870억원), LG화학(1조1648억원) 등 2차전지 관련주의 약세도 눈에 띄었다.
‘KRX 철강’ 지수와 ‘KRX 2차전지 톱10’ 지수에 공통으로 포함된 포스코홀딩스의 2월 시총 감소액은 1조9417억원에 달했다.
▶鐵 관세 현실화…25% 추가 관세로 수출 부담 ↑=당장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한국이 미국발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들어선 첫 섹터는 ‘철강’ 부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내용을 남은 포고문에 서명했다.
2018년 트럼프 1기때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발표했을 때 한국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그에 따라 지금까지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아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단순화해서 예외나 면제 없이 25%를 적용한다고 밝힘에 따라 궈터를 조건으로 관세 면제를 받았던 한국산 철강 제품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열연 기준으로 한국산 철강의 수출 가격이 톤당 500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한다면 25% 관세 부과 시에도 미국산 철강(톤당 800달러) 대비 수출 가격 경쟁력은 여전하지만,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해당 리스크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철강주) 주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車·반도체·의약품 관세 검토”…‘시한폭탄’ 작동 시작=트럼프 대통령이 11일 혹은 12일 발표를 예고한 ‘상호 관세’ 역시도 글로벌 관세전쟁을 부추기는 데 ‘설상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상당 부분 철폐한 한국의 경우 그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그럼에도 1차 표적 대상이 되는 것을 피했지만, ‘무역적자’를 이유로 ‘상호주의’에 어긋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할 경우 주요 대미 무역 흑자국 중 하나인 한국도 표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 중 미국향(向)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13.4%포인트 늘어난 58.8%에 이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글로벌 1위 SK하이닉스 주가는 2월 들어 0.55% 하락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월 들어 개인·기관 투자자 중심의 ‘저가 매수’가 몰리며 6.11%나 주가가 올랐지만,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에 따른 IT 시장 위축이 향후 중장기적으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단 분석도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중국 고객사에 삼성전자의 HBM이 탑재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미국의 중국 제재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HBM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철강을 제외한 한국 주요 수출주에 대한 관세 부과는 아직 시작도 하기 전이지만 주가엔 이미 하방 압력으로 작용 중”이라며 “투자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몰아치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데 초점을 두고 국내 주요 대형주에 대한 전략 수정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동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