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NST 이사장 “기술·시장 수요연결, 사업화로 결실 맺을 것” [MWC 2025]

R&D 완결성 재정비, 플랫폼 출시
핵융합실험로 10년 내 목표 달성



김영식(사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이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내놓은 귀중한 연구 성과를 사업화시키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술과 시장의 수요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통해 기술의 사업화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5’에서 기자를 만나 “기초연구-응용연구-사업화까지 이어져야 연구개발(R&D)이 완결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NST는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을 지원하는 곳이다. 김 이사장은 출연연이 내놓은 귀중한 연구 성과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는 데 깊은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이에 김 이사장이 내놓은 처방은 기술사업화 통합 플랫폼인 ‘NS MaP(가칭)’이다. Ns MaP는 기술 관련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매칭하는 플랫폼이다. 출연연과 기업이 기술 사업화 성공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위해 함께 길을 찾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기술 사업화를 관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 주도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주겠다는 고민의 결과가 Ns MaP”라며 “기술 수요처를 대량으로 발굴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정의했다.

이어 “많은 연구 개발자가 기술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이 때문에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기술 개발의 완결인 사업화를 위해 바이오, 양자, 정보통신기술(ICT) 등 세부 분야부터 수요-공급 매칭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적시에 제공하고, 연구자들이 개발한 혁신 기술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Ns MaP 외에도 대형 기술이전 성과 창출을 위해 올해 상반기 ‘출연연 마일스톤 기술이전 지원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0억원 이상 대형 기술이전 대부분이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계약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계약 최종 목표까지 달성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기술이전 기업의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출연연의 성과는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마일스톤 계약 달성을 위한 후속 R&D 비용, 단계별 계약 컨설팅 등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이사장은 최근 방문한 국제공동 핵융합실험로(ITER)에 대한 견해도 나타냈다. ITER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러시아·유럽연합(EU)·일본·중국·인도, 7개국이 18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자하고 기술을 결집하는 국제 공동프로젝트다. 투입 에너지 대비 산출 에너지가 10배에 달하는 핵융합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핵융합에너지개발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이사장은 ITER의 미래를 낙관함과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인 ‘인력 양성’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그는 “ITER이 최근 제시한 2034년 시운전 목표에서 좀 늦어질지 모르나, 10년 내에는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됐다”며 “한국의 경우 핵융합 인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 핵융합 연구와 ITER 사업에 참여하기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재정기여(9.09%)에 비해 ITER 인력 중 한국인 비중은 6.3%로 낮은 수준”이라며 “ITER 이후를 고려한 인력 양성 전략을 정부 차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핵융합의 산업화가 이뤄지면 선진국 간 경쟁이 더 커질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핵융합 벤처들이 태동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산업 선점을 위해 노력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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