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우려 목소리 커지지만 가라앉을 것…양국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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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정치인이 더 화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한·일 양국 정치인들의 협력과 관련해 “공동 비전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실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 계기에 진행된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쟁은 국경에서 멈춰야 한다’는 80여 년 전 (아서) 반덴버그 미 상원의원의 명언을 새겨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는 양국 외교 문제를 정쟁에 이용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장관은 또 “일본 국민이 먼저 과거사로 인한 우리 국민의 아픈 상처를 헤아리는 손길을 내민다면 우리 국민은 분명히 그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더 큰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일본 강제징용 문제와 그 해법으로 제시된 제삼자 변제 등 윤석열 정부의 방침 유지 여부에 대해 “현 상황에서는 거의 유일한 해법”이라며 “당사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이 있으면 이 해법의 지속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 3월 발표된 ‘제삼자 변제’는 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내야 할 배상금을 국내 재단이 모금한 돈으로 대신 지급하는 것으로, 피해자 15명 중 14명이 받았다.
이에 조 장관은 “일본 정부와 국민도 한배를 탔다는 심정으로 우리의 노력에 동참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일본의 성의 부족 문제로 무산된 사도광상 추도식을 둘러싼 양국 정부의 엇박자에 관한 질문에 조 장관은 “올해는 양국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져 의미 있는 추도 행사를 함께 개최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잇는 새로운 선언 필요성에 대해 그는 “정상회담 등 고위급 교류와 연계하에 검토될 사안”이라며 “일본 정부와 함께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은 한일협력과 관련해 “미·중 전략 경쟁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이 있다”며 “그러한 관점에서 한일중 협력의 틀이 유용한 기제”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직접 협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대한 물음에 조 장관은 “미국 대화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와 긴밀한 공조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그동안 이런 입장을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비롯한 여러 계기에 미국 측에 분명히 밝혔고, 미국 측도 대북 정책 수립과 이행 과정에서 우리와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해 온 만큼 이른바 ‘코리아 패싱’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정부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놓고선 “만약 미국이 증액을 요구할 경우에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포함해 동맹에 대한 우리의 포괄적 기여 수준과 규모가 얼마나 높고 큰지 그 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 균형된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보수 지지층에서 나오는 반중 감정과 한중 관계에 대해 조 장관은 “최근 국내 일부의 반중 정서로 한중 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 국내 정국이 안정되면서 차차 가라앉을 것”이라며 “한중 양국 정부도 이러한 문제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장관은 오는 22일 예정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출장길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