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사유화’ 최고 의결권자 ‘정조준’
“삼부토건 주가조작 4월중 처리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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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금융과 홈플러스, 상법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겨냥해 “당장 곤궁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공수표를 날리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홈플러스가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약 4000억원을 전액 변제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믿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거짓말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변제를 한다면 지금 한다는 건지, 5년 후에 한다는 건지 10년 후에 한다는 건지 (언급이 없다)”며 “단기 변제가 안 되면 채권자들끼리 제한된 자원을 갖고 싸우게 되는데 자기들의 고통분담 없이 시장에서 비판적인 여론이 나오니까 그때그때 언 발에 오줌 누기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K가 원금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사실 4000억원을 빠른 시일 내 보장할 유동성이 있었으면 회생신청 자체를 안했을 것”이라며 “전단채를 상거래채권으로 보고 원금을 변제해준다고 하면 시장에서는 빠른 시일 내 변제해준다는 의미로 이해할텐데, (MBK가) 시장에서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툭툭 던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20일 전단채 잔액 4618억원을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하고 전액 변제해 투자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변제 기한이나 재원 마련 방안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 과정에서 대주주들이 고통 분담에 나선 것을 언급, “MBK 같은 경우야말로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는 행위’”라며 “사모펀드가 수수료 금액으로 대기업 회장 못지않은 경제적 이익을 누리면서도 ‘손실은 사회화 시키고 이익은 사유화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국민들과 금융당국이 불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사를 더 강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 19일부터 ‘홈플러스 사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총력 대응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구성 즉시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와 홈플러스 기업어음(CP), 전단채 등의 발행·판매 관련 불공정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신영증권 및 신용평가사 2곳에 대한 검사, 홈플러스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회계심사도 진행 중이다.
그는 “사모펀드 자체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꾸기 보다 잘못한 사람은 MBK와 MBK의 최상위 의사결정권자 등 몇 명인만큼, 이 분들에 대한 책임, 진실규명을 최대한 세게 하겠다”고 말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가급적으로 4월 중 처리하려고 욕심내고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등 10여개의 계좌에서 2023년 삼부토건 주가 급등 시기 수백억원대 주식이 처분돼 100억원대 시세 차익을 거둔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원희룡 전 장관과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면서 1000원대였던 주가가 같은 해 7월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야권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주요 인물인 이종호 전 대표가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올린 후 삼부토건 거래량과 주가가 급등했다면서 주가조작 의혹과 김건희 여사와의 관련 의혹 등을 제기해왔다.
이 원장은 “(야당) 의원들이 원희룡 전 장관과 김건희 여사의 관련성 등에 대해 질문을 하시는데 지위 고하, 부담을 막론하고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주주 충실 의무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한국만의 갈라파고스 규제’라고 주장하는 재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종의 가짜뉴스”라며 “오히려 주주 충실의무는 국제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이 원장은 “알파벳, 아마존, 메타, 애플 등 미국의 상장기업 중 80% 가까이가 있는 델라웨어주의 회사법이 국제적인 회사법의 전형으로 여겨지는데 가장 원칙적으로 주주 충실 의무를 인정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자기 나라에도 없는 규제를 굳이 한국에 도입해달라고 하겠냐”고 지적했다.
앞서 이 원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던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다음 주까지 기한이 남아있고, 사실 저희가 관련해서 공식 자료를 만든 것이 있어 총리실, 기재부, 금융위 등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