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침내 뿔났다…전역서 ‘트럼프 반대’ 시위 “잘못된 방향”

일방주의 국정 비판하는 진보진영 중심 “손 떼(Hands Off)” 시위

참가자들, 머스크를 ‘공동 국정운영자’ 급으로 간주

워싱턴DC에서 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AP=연합]

워싱턴DC에서 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AP=연합]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 주도의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졌다.

LA타임즈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핸즈오프, 인디비저블, 무브온 등 진보 정치와 관련된 단체들이 주최한 1,200개의 시위 중 하나에 참석하겠다고 신청했다.

뉴욕, 워싱턴, 보스턴, 애틀랜타, 샌프란시스코 및 해안에서 해안까지 수십 개의 다른 도시에서 거리로 나섰다. 캘리포니아 중부 소노마 카운티 와인 산지의 시위대는 우디 거스리의 포크송을 따라 불렀다고 LA타임즈는 전했다.

남가주 오렌지 카운티의 보수적인 중심부에서는 진보단체가 주도한 시위대의 북소리가 헌팅턴 비치 집회에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의 함성을 압도했다.

LA다운타운 퍼싱광장에서는 이날 오후 수천 명이 모여 트럼프 행정부와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역할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군중들이 치켜든 플래카드와 손팻말에는 분노부터 유머까지 다양한 문구가 적혔다.LA다운타운과 코리아타운 사이 로스펠리츠 거리에서도 수백명이 모여 트럼프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펼쳤다.

팻말에는 “국민은 열받았”라고 적혀 있었다. 탬버린과 자동차 경적, 박수와 환호성이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산발적인 구호가 이어졌다.

2016년부터 진보모임인 인디비저블 할리우드에서 자원봉사를 해온 던바 딕스씨는 “트럼프 취임 직후부터 조직을 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우리는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행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 “사회 안전망의 해체와 금권에 의한 통치가 가장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손 떼(Hands-Off)!’ 시위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반대하는 첫 번째 대규모 시위로 꼽힌다.

연방 공무원 대폭 감축 및 연방 정부 조직 축소·폐지, 보건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 대규모 관세 드라이브, 러시아에 대한 유화 기조 등 ‘트럼프표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트럼프 2기 출범 2개월 반 만에 전국적으로 조직된 시위를 통해 분출된 양상이었다.

워싱턴 DC의 상징물인 워싱턴기념탑(Washington Monument) 주변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의 신흥 최측근으로서 연방 정부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대 구호가 울려 퍼졌다.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북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며 “트럼프와 머스크는 나가야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고, 그들이 든 패널 등 각종 선전 도구에는 “왕은 없다”, “행정부가 법을 만들 순 없다”, “좌파, 우파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특히 트럼프에 반대하는 진영에서 머스크가 거의 트럼프 2기 행정부 국정의 공동 운영자급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었다.

시위 현장에서 머스크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사진 만큼 빈번하게 볼 수 있었고, 참가자들이 외치는 구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나란히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이 65세 생일임에도 나왔다고 밝힌 시위 참가자 에이미 씨는 “우리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에 동조하고 있으며, 공무원 해고 중 많은 부분은 불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2024년)과 히틀러(1938년)를 각각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시사주간 타임지 표지 2개를 나란히 배치한 팻말을 목에 건 그는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그것은 미국 시민으로서 우리의 권리”라며 “우리는 헌법적 권리를 잃을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시위가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렸다.(연합)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시위가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열렸다.(연합)

81세 여성 린 씨는 대외원조기구인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지한 일이 트럼프 정책 중 가장 마음에 안 든다고 밝힌 뒤 “그(트럼프 대통령)는 퇴역군인들과 사회복지에 의지하는 사람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그는 우리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런던과 파리,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오후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는 수백명의 시민이 모여 ‘트럼프를 내쳐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했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도 주로 미국 국적을 가진 수십명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공공 예산 삭감 등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연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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