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 속 시장에 귀해진 ‘현금’…개미는 벌써부터 반등 기대에 위험한 베팅

현금성 자산에 뭉칫돈 유입
개인투자자는 반등 기대에 과감한 선택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이후 글로벌 시장이 극도의 혼란에 빠지면서 현금이 그 어느 때보다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과감하게 반등을 기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어 대비되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25조5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MMF와 함께 대표적인 단기투자 상품으로 꼽히는 초단기채권 설정액도 같은 기간 10조원 이상 늘었다.

초단기 채권 편입을 통해 MMF와 유사한 형태로 운용되는 ETF를 찾는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 ETF의 경우 3월 말 기준 60일 평균 하루 거래대금이 250억원 수준이었지만 ‘트럼프 관세’ 이후 치솟기 시작해 지난 7일엔 410억원이 거래됐을 정도로 껑충 뛰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 MMF 시장에 약 600억달러(약 89조원)가 유입됐다. 이로 인해 MMF 총자산은 1972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됐다.

이처럼 시장이 현금성 자산에 몰리는 건 안전자산조차 안심할 수 없을 정도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는 전날 급락한데 이어 이날도 장기채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 역시 이날 4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관세 충격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단위 당 3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증시뿐 아니라 주요국 증시가 모두 동반 급락하면서 파생상품을 이용해 투자를 해온 헤지펀드들이 마진콜 압박을 받게 되자 현금 확보를 위해 미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까지 모두 팔아치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한·미 증시 반등을 기대하며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레버리지 ETF에 지난 2일 이후 6100억원 가량의 개인투자자 뭉칫돈이 유입됐다. 코스닥 반등을 기대하고 개인들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에도 2500억원 가량을 쏟아부었다.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도 마찬가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은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 였다. 이 상품은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두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 역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PROSHARES ULTRAPRO QQQ ETF로 나타났다.

시장이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방향성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지수가 하락한 뒤 설사 원금을 회복했더라도 부정적인 복리 효과로 인해 계속해서 손실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초지수가 5% 하락한 뒤 이튿날 5.3% 상승할 경우 기초지수의 누적수익률은 0%지만 3배 레버리지 ETF의 이틀 간 누적수익률은 -1.6%로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있다. 변동성이 크고 그 기간이 길다면 누적된 부정적 복리효과는 훨씬 강하다.

때문에 시장 변동성 지수인 미국의 VIX와 한국의 VKOSPI는 물론 미국 채권 변동성지수(MOVE)까지 급등하는 등 지역과 자산을 가리지 않고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선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랜만에 패닉 셀링 신호가 나타나면서 저점 매수 타이밍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직은 용기보단 신중함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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