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위반’ 두나무 과태료 산정 석달째 지연 이유

FIU 제재심 내 ‘빨리 vs 종합 판단’
위원간 입장차 커 회의 안 열린 탓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사옥 [두나무 제공]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대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행위 과태료 산정을 놓고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다. 과태료가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수천억원대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지만 정작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는 열리지 않고 있다. 신속하게 과태료 산정을 하자는 의견과 업계 2·3위인 빗썸·코인원에 대한 조사결과를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는 의견이 맞서면서 장기화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FIU가 두나무를 특금법 위반이라 판단하고 지난 2월 25일 일부 영업정지 등 조치를 통보한 후 과태료 산정을 위한 제재심이 세 달째 지연되고 있다.

FIU는 앞서 자금세탁방지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한 현장검사를 토대로 두나무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4만건이 넘는 가상자산 이전 거래를 지원하고, 특금법 상 고객확인의무 및 거래제한 의무 위반 등 위법 사실을 적발해 중징계를 내렸다. 다만 업계에서 촉각을 기울이는 과태료에 대해선 향후 제재심을 통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FIU가 2023년 가상자산거래소 한빛코에 대해 197명의 고객신원 확인 미흡 등을 토대로 과태료 19억9420억원을 부과한 만큼 산술적 계산 시 두나무의 경우 수천억원일 것이란 예상도 돌았다. 줄곧 결론이 나지 않자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과태료를 둘러싼 질의가 나왔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조속히 결론 내겠다”고 답했다.

이후에도 진전이 없는 배경은 제재심 위원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제재심 위원들 사이 “빠르게 결론을 내자”는 의견과 “타 거래소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두나무의 위법 행위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진 만큼 이달 늦어도 다음달 안에 결론을 내자는 입장이지만 한편에서는 빗썸과 코인원 현장조사 결과와 함께 보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속한 결론을 막아서는 신중론은 두나무에 대한 과태료 산정 기준이 빗썸과 코인원 등 후순위 거래소도 적용돼야 하는 만큼 파장을 고려하자는 계산이 깔렸다. 두 거래소에 대해서도 조만간 FIU의 판단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두나무 중징계의 배경이 된 해외미신고 사업자 지원, 고객확인의무 위반 사례가 다른 거래소에서도 유사하게 나올 것으로 보이자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두나무 단일 건으로 과태료 기준을 산정하면, 상대적으로 거래규모와 매출이 적은 빗썸과 코인원의 경우 심각한 경영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기저에는 앞서 FIU 과태료 부과로 문을 닫은 한빛코 사례 재발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양자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제재심도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두나무 중징계는 두나무가 오는 8월 만료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을 요청하자 FIU가 현장조사에 나서면서 비롯됐다. 두나무에 이어 빗썸과 코인원도 VASP 만료를 앞두고 마찬가지 갱신을 요청하면서 FIU는 두 거래소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지난 3월 빗썸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코인원은 지난 17일 마무리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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