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생크림 품귀…동네빵집 ‘비상’

이상기후 겹쳐 원유 생산량 급감
잇단 품절에 자영업자 수급 불안↑
오픈런·메뉴 판매중단까지 고려
대체재도 한계…더위 꺾이기만 바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직원이 유제품 판매대에 생크림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뉴시스]


여름철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생크림 수급이 어려워지자 제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직접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잇따른 생크림 품절대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요 마트와 온라인몰에서는 생크림제품의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디저트 페, 빵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B2B(기업 간 거래)를 통해 대량으로 계약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급받는 대기업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디저트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0) 씨는 “일주일에 2번, 20개씩 생크림 제품을 받는데 지난주에는 6개도 겨우 받았다”며 “생크림이 부족해 이번주는 예약을 더 받고 싶어도 할 수 없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점주들은 대리점에서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마트로 ‘오픈런’까지 불사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김모(29) 씨는 “대형 마트도 오픈 1시간 만에 모두 동이 나버려 동네 마트를 4곳이나 돌았다”며 “온라인에서도 수시로 재고를 조회해 보지만 계속 품절 상태라, 생크림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체재를 활용하거나 임시로 판매를 중단하는 곳도 있다.

경기 수원시에서 디저트카페를 운영하는 임모(37) 씨는 “궁여지책으로 냉동 생크림이나 식물성 생크림을 활용해 봤지만 동물성 생크림과 맛이 달라 거부감을 느끼는 손님도 많다”며 “수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당분간 생크림 케이크 메뉴는 판매를 중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년 여름철에는 생크림 대란이 일어난다. 원유를 생산하는 소들이 더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생크림은 우유로 탈지분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방분으로 만든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대다수 낙농가가 홀스타인 젖소를 키우는데 추운 지방에 살던 소라 더위에 특히 취약하다”며 “최근에는 농가에서도 개량이 많이 되고 있어 폭염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더 줄고 있다. 이른 더위·늦더위 등 무더운 기후가 차지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품귀 현상이 잦아졌다.

지난해 7월 기준 국내 크림 생산량은 2443톤으로, 5월 대비 26.3% 감소했다. 8월(1505톤), 9월(1386톤)까지 연달아 감소했다.

추석 이후까지 생크림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올해도 예년보다 빠른 더위에 원유 생산과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올해 이른 폭염으로 인해 7월 초부터 생크림 생산량이 급감해 지난해보다 약 20일 일찍 제한 출하를 시작했다”며 “현재 수요량 대비 70% 정도로 수준으로 출하되고 있다”고 말했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현재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2% 정도 떨어졌다”며 “날씨가 더워지다 보니 생산량이 불안정해져 소규모 업자들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비 소식이 예고된 만큼 무더위가 한풀 꺾일 가능성도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현재 무더위로 인해 낙농업계의 원유 생산이 일부 감소하면서 생크림 생산량도 줄어들어 미납 등 일부 생크림 제품의 수급이 불안정하다”며 “이번 주에 비 소식이 있는 만큼 무더위가 일부 해소될 경우, 물량 수급 불안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전새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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