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복합넛크래커 속 한국, IMF 때보다 더한 위기”

김민석 총리 포럼 개막식 강연
“미·중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
상대의도 읽는 전략적 사고 필요
K-APEC으로 선도국 도약해야”


김민석 국무총리가 16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열린 제48회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미국이 있고, 중국이 있고, (우리는) 가운데에 낀 것인데, 지금은 슈퍼복합넛크래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개최된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개막식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가 중국보다 어느 정도는 앞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현장에서 뛰는 분들은 전체 세계 질서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빡빡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 하는 것들을 훨씬 더 치열하고, 첨예한 위기 의식을 갖고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넛크래커(nut-cracker)란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를 말하는데 한 나라가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통용된다

김 총리는 특히 이재명 정부의 우선 과제와 관련 “(현재는) 국제통화기금(IMF) (때)보다 더한 위기”라며 “앞으로 3~6개월은 한국 경제의 기본 틀을 규정하는 관세 협정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구체적으로 ‘본질과 상대 의도 읽기’, ‘정책적 영점 이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총리는 “미국, 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 등 상대국을 대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상대가 돼 있다”며 “게다가 국제질서는 냉전, 탈냉전이 돼 있어서 미국과 중국 양대 패권으로 갈지, 아니면 어떻게 갈지 아무도 단정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흐름이 아니라 본질을 읽어야 하고 상대의 의도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대로 괜찮다고 생각하기에는 구조적인 상황이 너무 어렵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선진국의 초입으로 들어가다가 내란 때문에 흔들렸다가 탈락하거나 또는 확실하게 안착하거나 하는 상황에 있다. 위기는 기회이고, 하늘이 무너져도 사는 법을 아는 민족”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제국적 사고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제국을 해본 적이 없다. 늘 식민주의만 했다”며 “대한민국을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하는 비판이 아니라, 미국이 한국의 14번째 자치단체라고 보는 공격적인 관점을 가질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 있는 현재의 이 시점은 본질적으로 쫄지 않는 생각을 갖고 있는 세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누가 이재명이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한 마디로 ‘유쾌한 토론가’라고 말하겠다”며 “밝고, 판단을 빨리하고, 결정을 마지막 데드라인까지 풀로 시간을 써서 결정하는 스타일이다. 저보다 빨리 판단하고 저보다 신중하게 결정하기 때문에 그 점에서 리더십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의 올해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펼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세계의 주도 국가로 갈 수 있고, 그것이 문화 선도 국가의 꿈을 꾸는 것이고, 내란을 극복하고 우리가 나아가는 K-APEC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APEC을 반드시 성공시키고, 초격차로 준비해서 ‘악’ 소리나는 서비스, ‘악’ 소리나는 토론회, ‘악’ 소리나는 전략과 준비로 우리 스스로를 놀라게 하고, 세계를 놀라게 하는 승리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총리 임명 직후 일본 고노 다로 전 외무상과 통화한 일화도 공개했다.

김 총리는 고노 전 외무상이 축하 전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일관계와 관련해 언급한 ‘외교적 연속성’의 의미를 물었고, 이에 자신이 ‘헌법에 나와 있는 정신, 우리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와 역사적 원칙을 지키지만, 동시에 외교적 연속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현실적 감각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경주=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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