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항바이러스 구리 소재 감염 예방 효과 ‘이중잣대’… 공직사회, ‘부정적’ 시각 여전

국내외 연구 결과에 대해 미온적
지방·중앙 정치인 오히려 관심 많아
세미나 통해 항균·항바이러스 소재 중요성 알려
새로운 기술 검토 및 법제화 제안도 제시

지난 2일 열린 ‘CRE(카파베넴) 슈퍼박테리아 감염병 예방 대책 세미나‘ 모습[인천시의회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공직사회에서는 항균·항바이러스 구리 소재가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에 대해 ‘이중잣대’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이미 항균·항바이러스 구리 소재 설치로 감염병 예방에 나서고 있는 국내 일부와 선진국과는 반대의 현상으로, 아직까지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항균·항바이러스 구리 소재가 교차 감염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끊임 없는 국내외 연구 결과 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워 감염병 전염에 대한 예방대책 마련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광역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장성숙 부위원장은 지난 2일 감염병 관리 전문가와 의료진, 관계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CRE(카파베넴) 슈퍼박테리아 감염병 예방 대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최근 급증하는 CRE(카파베넴내성장내세균목) 슈퍼박테리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발표한 감염병 예방 가운데 항균 효과가 탁월한 구리 소재 활용이 주목받았다.

풍산소재기술연구원 박철민 원장은 “구리는 미국 환경청(EPA)에서 공식 인정한 항균 소재로 2시간 내에 99.99%의 박테리아를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도 2시간 내 완전 사멸되며 MRSA, VRE 등 각종 슈퍼박테리아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대병원 본원과 암병동, 외래진료실 등에 구리 소재 손잡이 설치와 인천지하철 2호선과 인천교통공사 버스 등 대중교통 시설 적용 등 여러 공공기관에서 항균 효과를 검증받았다.

이와는 달리, 엄중식 인천시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구리 소재가 항균 효과는 있으나 구체적 연구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고 특히 감염병에 민감한 의료기관 환경에서는 소독이나 세척을 대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료 현장의 잦은 표면 접촉과 사멸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임상 현장에서의 추가 검증과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명희 인천시 감염병관리과장도 “공공시설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해 효과를 검증하고 병원균에 대한 임상 검증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경제성과 실용성을 종합 검토해 CRE 예방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장성숙 부위원장은 “인천은 공항과 항만을 보유해 감염병 유입 차단의 최전선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감염병 예방 정책 마련을 위해 새로운 기술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공공 모빌리티 포스트코로나 감염·예방 대책 세미나’(엄태영 국회의원 주최)에서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 3명도 항균 및 항바이러스 구리 소재가 전명병 감염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심지어 항균·항바이러스 소재 설치를 의무화 해야 한다는 법제화 제안마저 제기됐다.

이날 한경국립대학교 생명공학부 임완택 교수는 ‘구리 소재의 항균 및 항바이러스 특성과 공공 모빌리티 적용 사례 및 법제화 제안’ 발표에서 “버스, 항공기, 여객선, 철도차량 등 대중교통 및 시설들인 공공 모빌리티에서의 접촉에 의한 교차 감염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실제적으로 국내외 세균 검출 사례에서도 밝혀졌듯이 공공 모빌리티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확잔자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미국 뉴욕시 일원 24개 노선, 466개 지하철역을 대상으로 의자, 난간, 출입문, 개찰구 4200여 개에서 검출된 미생물의 절반 이상이 세균이었다.

영국 사우스햄튼대학에서도 이를 입증했다. 약 5억 마리의 세균(0157:H7)이 순동(구리 99.99%)에서는 90분 이내, 항동(구리 65%, 아연 35%)에서는 100분 이내에 각각 99.9% 이상 사멸됐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스틸은 360분 이후에도 많은 양의 세균이 존재하며 항균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적으로 2021년 12월 캐나다 벤쿠버 시내버스, 자하철, 전차 등 차량 내부에 항균·항바이러스 소재를 설치한 결과, 평균 87.1%의 세균이 감소했고 설치 12개월 후에도 항균 효과와 구리 소재 내구성을 유지한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이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쳐지에도 실렸다.

국내 사례의 경우 월 4만여 명이 이용하는 광주 지하철 1호선 차량 5대의 객실 좌석에서 세균과 곰팡이균 수치가 285~1070마리가 검출됐다.

하루 17만명을 수송하는 인천지하철 2호선(2량 무인운영)에서도 지난해 12월 실시한 랜덤 채취 결과, 수백~수천마리의 세균이 확인됐다.

또 카톨릭대 이혜경 교수팀과 순천향병원등 대학병원에서는 CRE등 MRSA등 최근 급증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가 구리에서는 기존프라스틱·스테인레스대비 월등한 항균·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국내외 논문에 게재한 사실도 있다.

엄태영 국회의원은 이날 세미나를 통해 항균·항바이러스 구리 소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팬더믹 위기 대응 차원에서 설치를 의무화하는 관련 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토론 패널로 참석한 질병관리청 허진 감염병정책과장은 “정부가 법정감염병(1~4급) 89종을 철저하게 분리·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염려할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마치 구리 소재가 아니면 안되는 것처럼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배석주 교통정책총괄과장은 “항균·항바이러스 구리 소재의 중요성은 알겠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검증이 부족한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인천공항공사 배상현 안전경영실장과 인천항만공사 남인식 안전관리실장은 항균·항바이러스 구리 소재 탁월 효과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공사 내부 조직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다.

인천국제공항과 크루즈 및 국제여객터미널을 관리하고 있는 이들 공사에서는 외국인들이 몰려드는 관문을 더욱 철저하게 감염병 예방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항균·항바이러스 소재 활용을 외면하고 있다.

공항과 여객터미널 일부 시설에 항균·항바이러스 구리 소재를 설치했지만, 고작 흉내만 냈을 뿐 중요함의 인식 속에도 이중잣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도 상당수의 공직자들은 아직까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는 많은 예산이 뒤따르기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그런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 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8억명에 가까운 확진자와 700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오히려 정치계에서 세미나를 통해 전염병 예방 대책을 마련해 주어 항균·항바이러스 소재의 탁월한 효과를 알리는 계기가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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