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GICC, 해외건설 수주 2조 달러를 향한 시작점


오일 쇼크,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우리 해외건설의 역사는 이 모든 위기와 함께해왔다. 1965년 해외건설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기업들은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며 지난해 누적 ‘해외수주 1조 달러’를 달성했다.

‘해외수주 2조 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해외건설 시장은 ▷인프라 수요 증가 ▷디지털 전환 가속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심화 ▷기후변화 대응 압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예측 가능성이 현저히 감소했다. 또한 투자개발형(PPP) 사업 확산, 고도화된 기술 솔루션 수요 증가, 탄소중립과 스마트 인프라로의 전환 등은 과거와 전혀 다른 역량과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세 가지 핵심 영역에서 전략적 혁신이 필요하다.

첫째, 사업 포트폴리오의 고부가가치화다. 기업은 단순한 시공 중심에서 기획-설계-건설-운영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통합 서비스 제공자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인프라, 차세대 교통시스템, 디지털 트윈 기반 인프라 관리 등 미래 핵심 분야에서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

둘째, 금융 경쟁력 강화다. 해외 대형 인프라 사업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장기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국내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대폭 확대하고 민간 금융과의 협력 체계를 설계해 해외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팀 코리아’ 전략의 고도화다. 단순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공공기관, 대형·중견·중소기업, 엔지니어링사, 금융기관 등이 하나의 통합된 가치사슬로 연결돼야 한다. 느슨한 협력이 아닌 전략적 의사결정과 역할 분담이 가능한 국가 차원의 통합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개별 기업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다양해지는 발주자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통합 솔루션 제공자가 되기 위해 사업수행 역량 고도화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과 현장 간 간극을 최소화하는 수주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새로운 사업 정보를 제공하고, 해외 주요 발주처와 우리 기업 간 교류가 가능한 전략적 플랫폼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

2013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GICC)는 이런 전략적 플랫폼의 대표적 사례다. 전 세계 주요 발주처와 국제금융기관의 핵심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의 허브로 자리잡았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해외건설협회가 주관하는 GICC는 우리나라와 참여국 간 고위급 양자·다자 면담을 통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해외 발주 사업과 관련한 정보 제공, 각국 발주처와의 네트워킹 마련, 잠재적 파트너와의 1대 1 비즈니스 상담, 지역별 맞춤형 정보 제공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GICC는 해외수주 2조 달러를 향한 담대한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기업과 정부가 함께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결집하는 중요한 협력의 장이다. 해외수주 1조 달러라는 위업을 이뤄냈듯, 우리는 이제 수주 2조 달러, 그 이상의 목표를 향해 시선을 돌려야 한다. GICC가 그 시선의 시작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우리 모두의 아낌없는 응원과 관심을 보내자.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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