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압박에 물러난 전례 없어
사법부 내부 자정 요구로 2명만 중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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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대선 개입 의혹을 빌미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퇴 압박을 받고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선 사법권 독립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대법원장이 중도 퇴진한 전례는 있지만 정치권의 압박에 물러난 적은 한 번도 없다.
사법부 내부의 자정 요구로 물러난 2명 외엔 모두 임기를 마치거나 정년을 맞아 퇴임했다.
대법원장 첫 중도 퇴진 사례는 9대 김용철 대법원장이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전두환 정부 때 임명된 김 대법원장을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유임에 동의해주면 여당이 야당 몫 대법관을 보장하겠다는 식의 제안을 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일선 판사들이 동요했다. 이는 이른바 ‘2차 사법파동’으로 이어져 결국 대법원장이 물러났다.
11대 김덕주 대법원장 때도 사법부 개혁을 촉구하는 판사들의 ‘3차 사법파동’이 있었다. 그는 변호사 시절 투기 대상 지역에 9억원어치 부동산을 사들인 사실이 공개돼 거센 비판을 받았고, 결국 중도 사퇴했다.
그외의 대법원장은 모두 임기를 채웠다. 6년인 대법원장 임기와 5년인 대통령 임기가 엇박자가 나는 탓에 정권이 바귈 때마다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이가 대법원장을 맡았지만 교체된 사례는 없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임명된 14대 이용훈 대법원장은 임기 후반 이명박 정부와 갈등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당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시국선언 무죄 등을 ‘좌편향 불공정 사법사태’로 규정하고, 대법원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을 굳건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15대 양승태 대법원장은 강한 보수 성향의 엘리트 법관으로, 문재인 정부 때 재판 개입, 판사 성향 파악 등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헌정사상 검찰에 구속된 첫 대법원장이란 오명을 남겼다. 하지만 논란 속에도 6년의 임기를 모두 채웠다.
16대 김명수 대법원장은 2020년 6월 임성근 전 고법 부장판사와 면담에서 국회의 탄핵안 의결 가능성을 언급하며 사표 수리 요청을 반려한 사실이 알려졌다. 김 대법원장 측은 “탄핵을 이유로 사표를 반려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임 부장판사가 탄핵이 언급된 녹취록을 공개하며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역시 6년 임기를 모두 채웠다.
조 대법원장에 대해선 지난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중앙지법 재판부의 구속취소 결정, 5월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상고심 파기환송 판결로 사퇴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조 대법원장은 관련 의혹에 대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