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이승화, 이사회 진입 성공
전문 경영인 체제로 재정비 구상
주식 반환訴·내달 임시주총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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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주총회가 지난 26일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열리고 있다. 해당 주총은 콜마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의 분기점으로 주목받았다. [연합] |
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콜마그룹의 부녀(윤동한 회장·윤여원 콜마비엔에이치 대표)와 장남 간 벌어진 경영권 분쟁은 주요 분기점에서 일단 ‘장남의 승리’로 귀결됐다.
윤상현 부회장은 기존 화장품·제약 분야에 이어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강기능식품 사업까지 손에 쥐게 됐다. 다만 윤동한 회장이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 반환 청구 소송 등 법적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어 갈등의 완전한 종결은 윤동한 회장의 결단에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6일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상현 부회장, 윤상현 부회장 측 인사인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이 의결됐다.
주총에는 위임장을 제출한 주주를 포함해 총 494명이 출석했다. 이는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69.7%(1972만8835주)에 해당한다. 윤상현·이승화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각각 1379만여주, 1378만여주로 과반을 확보해 모두 승인됐다.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수 또는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인 콜마홀딩스는 지분이 44.63%이며,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로 31.75%를 보유해 사내이사 안건 통과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번 주총으로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를 손에 쥐게 됐다. 현재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는 부녀 측 3명(윤동한 회장, 윤여원 대표, 조영주 콜마비엔에이치 경영기획본부장), 장남 측 3명(오상민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 소진수 법무법인 율촌 회계사, 김현준 퀀테사인베스트먼트 대표)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 신규 사내이사 선임으로 윤상현 부회장 측이 합류하면서 이사회는 장남 측(5명)이 부녀 연합(3명)에 비해 많아졌다.
콜마홀딩스는 리더십 쇄신을 통해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과 전문경영인 체제 복원을 통해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재정비하겠다는 복안이다. 건강기능식품 ODM(제조자 개발 생산) 제품군 확대, 수출 다변화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콜마비앤에이치의 연결기준 매출은 30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43억원, 당기순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6%, 30% 줄었다.
콜마그룹은 윤동한 회장이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윤상현 부회장이 그룹의 경영을 맡았고, 윤 부회장의 동생인 윤여원 대표가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를 맡아 경영해 왔다. 그러다 지난 4월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경영 쇄신을 위해 본인을 콜마비앤에이치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려고 하자 남매 간 다툼이 시작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동한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이 2018년 경영 합의를 위반하고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 장악을 시도한다며 윤여원 대표에게 힘을 보탰다. ‘남매 간 다툼’은 ‘부녀 대 장남’ 구도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됐다.
윤동한 회장과 윤여원 대표는 이번 주총 자체를 무산시키려 노력했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앞서 부녀 측은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적대적 M&A’에 해당한다며 주총 개최를 막아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잇달아 기각됐다.
특히 지난 24일 대법원이 윤동한 회장 측이 제기한 주총 관련 특별항고를 최종 기각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주총을 하루 앞둔 지난 25일, 주총 효력을 막기 위해 제기한 3건의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이번 콜마비앤에이치 주총은 윤상현 부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법정 공방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윤동한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증여한 주식들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윤동한 회장은 2019년 물려준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의 반환 소송과, 2016년 물려준 주식 167만주 중 1만주의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재계에서 오너일가 내 갈등은 흔하지만, 이와 같이 증여한 지분을 다시 돌려받겠다고 소송까지 나선 사례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종식은 결국 윤동한 회장의 결단에 달려있다. 윤동한 회장은 다음달 29일 열리는 콜마홀딩스 임시 주총에서 본인과 윤여원 대표를 포함한 10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요청한 상태다. 업계는 주식 반환 청구 소송과 콜마홀딩스의 주총이 또 한 번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은지 기자




